축구
[마이데일리 = 유병민 인턴기자]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은 23일 오후(한국시각) 중국 광저우 톈허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준결승전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끝에 0-1로 패했다.
경기 종료 10초를 남기고 허용한 골이라 아쉬움은 더욱 컸고 24년 만의 아시안게임 우승을 노렸던 한국의 꿈도 물거품이 됐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크기에 결승진출 실패 후 홍명보호는 '골키퍼 교체' 논란과 함께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여기에 홍명보 감독은 "전부 내 책임이다. 나와 선수들 모두 소중한 경험을 했다. 중요한 건 런던올림픽이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하지만 아시안게임에서 못이룬 금메달을 지금의 '홍명보호'가 올림픽에서 쉽게 이룰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번 대회를 통해 무엇보다 논란이 된 것은 '홍명보의 아이들'이라 불리는 U-20 청소년대표들이 주축이 된 것이다. 아시안게임에서는 23세 이하까지 출전이 가능했지만 홍감독은 와일드카드와 오른쪽 풀백 신광훈(포항)을 제외하고는 전원 22세 선수들로 구성했다. 그나마 신광훈이 뽑힐 수 있었던건 '홍명보의 아이들' 중 오른쪽 풀백 포지션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는 선수가 없었기에 가능했다.
어린 선수들이 주축이라는 우려에 홍감독은 "다른 나라에 비해 선수들의 나이도 어리고 경험도 그만큼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나는 이 선수들을 절대적으로 신뢰한다. 목표는 역시 금메달"이라며 강한 믿음을 나타냈다. 여기에 K리그. J리그. 유럽파 등으로 구성된 선수들을 모아 장기간 훈련한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러기에 오랜 시간 발을 맞춰온 '홍명보의 아이들'을 주축 멤버로 내세운 것은 이런 맥락이었다.
그러나 지나치게 기존 멤버만을 중용했다. 여론의 거센 압력에도 불구하고 올 시즌 K-리그 득점왕에 오른 유병수(인천)나 성인 대표팀에서 가능성을 보인 이승렬(서울)은 끝내 뽑지 않았다. 오히려 대학생 박희성(고려대)을 깜짝 발탁하며 자신의 선택에 대한 확신을 가졌다.
하지만 아쉽게도 박희성은 조별리그 2경기에만 출전했을 뿐 16강 이후에는 힘을 보태지 못했다. 결국 UAE전에서는 '킬러 부재'가 치명타로 돌아왔다.
또한 아시안게임에는 와일드카드(24세 이상) 3명을 선발할 수 있지만, 이번 대회 참가한 와일드카드는 김정우(상무) 박주영(AS 모나코) 둘 뿐이다. 기성용(셀틱)이 소속팀 반대로 차출이 무산되자 홍감독은 와일드카드를 버리고 윤빛가람(경남)을 선택했다. 정성룡(성남) 역시 소속팀의 반대로 선발되지 못했다. 큰 대회일수록 경험과 노련미가 중요하기에 홍감독이 안쓰고 버린 와일드카드에 대한 여운이 남는다.
홍감독은 준결승 패배 후 "감독으로서 목표를 이루지 못했으니 결과적으로 실패했다"고 말했다. 애초부터 '금메달'이 아니면 실패인 대회였다.
아시안게임은 끝났다. 그러나 홍감독의 임기는 2012년 런던올림픽까지 보장되어 있다. 이제 잘된 부분과 개선점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보완을 통해 올림픽에서는 아시안게임의 과오를 저지르지 않아야 한다.
[홍명보 감독. 사진 = 중국 광저우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유병민 기자 yoobm@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