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중국 광저우 강지훈 기자] 8강전과 준결승전 모두 120분 풀타임 혈투를 치른 뒤 불과 하루 쉬고 맞은 3-4위전. "금메달 아니면 실패"라는 분위기가 무르익은 상황에서 준결승전 패배로 선수와 감독 모두 맥이 풀린 상황.
게다가 전반에 다소 어이없게 내 준 2골. 상대는 리드를 지키는데 누구보다 빼어난 '침대축구' 이란. 40년동안 아시안게임에서 한 번도 이겨보지 못 한 상대. 모든 조건이 불리했지만 한국 축구대표팀은 극적인 대역전승으로 '이란 무승 징크스'를 깨뜨리며 동메달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한국은 25일(한국시각) 중국 광저우 톈허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의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남자축구 3-4위전에서 1-3으로 뒤진 후반 막판 10여분동안 3골을 쓸어담으며 극적인 4-3 역전승을 거두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비록 기대했던 금메달은 수확하지 못했지만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이후 8년만에 메달이자 아시안게임에서 40년 간 이겨보지 못한 이란을 무너뜨린 승리였다.
이 경기 전 까지 한국은 아시안게임에서 이란과 8차례 대결해 2승2무4패로 열세였다. 그나마 2승은 1958년 도쿄아시안게임과 1970년 자카르타아시안게임에서 거둔 승리였다. 1970년 이후 40년 간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셈이다.
1974년 테헤란아시안게임에서는 0-2로 완패했고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8강전에서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5-4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공식 기록은 무승부였다. 이후 최근 3차례 맞대결에서는 단 한 골도 넣지 못하며 내리 3연패를 기록 중이었다. 홍명보 감독이 선수로 뛰었던 1990년 베이징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 0-1로 패했고 부산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도 0-0으로 무승부를 거둔 뒤 승부차기에서 3-5로 패했다. 가장 최근에 격돌했던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때도 3-4위전에서 0-1로 졌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3경기에서 1골도 넣지 못했던 한국은 1-3으로 뒤진 후반 32분부터 후반 43분까지 10여분 남짓한 시간동안 박주영과 지동원(2골)이 이란 골문을 3번이나 흔들면서 지긋지긋했던 이란전 무승 징크스를 날려버리고 홀가분하게 귀국행 비행기에 오르게 됐다.
[사진 = 이란전 만회골을 터트린 박주영]
강지훈 기자 jho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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