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경민 기자]“(하)정우가 너무 고생했죠. 그놈 고생한 것 생각하면 이 영화 성공해야 해요”
영화 ‘황해’에서 하정우와 주연을 맡은 김윤석이 인터뷰 내내 한 이야기다.
‘추격자’에 이어 하정우, 나홍진 감독과 호흡을 맞춘 김윤석은 개봉 전 열린 제작보고회, 언론 시사회에서 모두 “나는 고생한게 없다”고 거듭 말했다.
하지만 22일 개봉한 ‘황해’에서 김윤석은 바닷물을 뒤집어쓰고 바다에 뛰어들고 혹한에 산을 넘은 하정우만큼은 아니지만 그도 지독한 고생을 했다. 도끼 들고 맞고, 때리고 차에 부딪히고 구르고 또 굴렀다.
인터뷰 차 만난 김윤석에게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라고 이야기를 했다. 영화를 보고 만난 취재진의 질문에 그런 그의 대답은 다소 부연 설명이 있었지만 이전과 같았다.
“제가 뭐 한게 있습니까? 다른 영화와 비교해서 고생을 한 것은 사실이죠. 영화를 오래 찍었고, 너무 추웠고 때로는 더웠다는 것 밖에 없어요. (하)정우가 한 고생에 비교하면 제 고생은 아무것도 아니죠. 새발의 핍니다. 스태프 모두 그 정도의 고생을 했어요. 그래서 상을 받을 수 있다면 ‘황해’ 모두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겁니다”
“어린 시절 동네에서 볼 수 있던 이북출신 어르신들의 모습을 따왔죠. 나이가 일흔, 여든을 드셔도 건장한 신체에 자존심 강한 커다란 목소리를 가진 그런 외모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게 성공했다는 것을 느낀게 2막에서 나오지 않다가 호텔신에서 면가가 나와 도끼를 휘두르니 극장에서 ‘악’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이거 성공했다’ 생각이 들었죠”(웃음)
도끼로 사람을 잔인하게 죽이고, “대가리 놔두고 나머지 개 줘라”라고 무심코 던지는 면가에 대해 김윤석은 “지극히 비즈니스적인 인물”이라고 평했다. 악역이기 보다는 치밀하고 계산적인 면가를 만들고자 했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면가는 치밀한 사람이에요. 그는 돈을 위해 움직일 뿐 감정적으로 대처하지 않습니다. 그런 점이 구남(하정우 분)과는 대치되는 부분이 있어요. 대본을 받고 면가는 평정심이 있고 감정적으로 기복이 심하지도 않고 냉철하게 매 순간에 거래하는 비즈니스맨으로 포인트를 잡았죠. 그런 면이 지독한 악역으로 보이게 한 것 같습니다”
“다들 그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런 것들이 오히려 상승작용을 일으켰습니다. ‘전작에서 살짝 까무라칠 만큼의 영화를 만들었다면 이번에는 더 죽여버리자’는 투지로 작품에 임했어요. 그런 부담감에 짓눌리면 그만 그만한 연기인생을 사는 거고, 도전해서 깨부시고 올라가면 점점 더 젊어지지 않을까요? 이런 새로운 시도를 좋아해요 연기 인생에 촉매제 입니다”(웃음)
김윤석의 이 같은 투지는 ‘황해’에서 십분 발휘됐고, 그 결과물은 지난 22일 개봉해 흥행 선두를 달리고 있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황해 '스틸컷']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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