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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도쿄 박민 통신원]한때 일본 프로야구를 정복했던 이가와 게이에게 현실은 냉혹하다. 2003년 일본 사와무라상과 프로야구 MVP, 다승왕을 휩쓸었던 그는 현재 마이너리그의 더블A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본 스포츠닛폰은 15일 오전 기사로 이가와 게이의 현재 상황을 보도했다. 2007년 무려 2000만 달러(한화 약 200억 원)에 5년 계약을 맺으며 화려하게 뉴욕양키스에 입성했지만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양키스에서 2년간 거둔 성적은 총 13번의 선발 등판에 1승 4패 방어율 6.25가 전부였다. 2008년 메이저 선발로 단 2경기에 나선 후 계속된 난조로 트리플A에 보내졌고 그 후 일본 언론에서조차 주목 받지 못했다. 이가와에겐 말 그대로 자신과의 싸움이 시작됐다.
현재 양키스의 산하 마이너리그 더블A에서 활약중인 이가와는 이번 시즌이 5년 계약의 마지막 해다. 양키스의 전력 외 통보를 받은 2008년 이후엔 타 구단에 이적할 생각으로 성적을 남기기 위해 노력했지만 이제 그마저도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 시즌엔 마이너리그에서 조차 패전 처리 투수로 활약했다. 이번 시즌 역시 시작은 트리플A가 아닌 더블A였다. 더블A에서의 기록은 2승 2패 방어율 3.83. 지난 12일 트리플A에 올라와 선발 등판해 6과 2/3이닝 동안 2실점 호투를 펼쳤다. 하지만 언제 다시금 더블A로 내려갈지 모른다. 그만큼 그의 입지는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
올 시즌 초반엔 동일본 대지진으로 일본에 급히 귀국해 연습량이 일정치 못했다. 때문에 컨디션도 정상이 아니다. 하지만 이가와는 아직 메이저리그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내년, 또 다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기 위해 올 시즌 어떻게든 성적을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부터 어떻게든 컨디션을 끌어 올리겠다”며 적극적인 투지를 보였다.
이승엽의 한일 통산 400홈런의 상대 투수로 큰 화제가 되기도 했던 이가와는 일본에서도 기인으로 유명하다. 팀과 계약을 앞두고 매니저만 보낸 후 자신은 게임 가게 앞에서 줄 서 있었던 이야기는 아직껏 회자되는 대표적 기행이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인터뷰에서 벨기에 축구선수가 자신의 영웅이라 밝혔던 그는 이제 기행을 잠시 접고 진정한 실력을 보여 줘야 할 때다. 한 때 그가 팬과 언론의 중심에 설 수 있었던 것은 뛰어난 실력이 뒷받침 되었기 때문이다.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미국땅을 떠나야 할 지도 모르는 이가와에 다시금 일본 언론이 주목하는 것은 어쩌면 마지막 불꽃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남아있기 때문일지 모른다.
김주영 juny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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