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올해 추석 극장가를 물들인 영화들은 유독 각양각색 장르로 포진돼있다. 연인끼리 보면 딱 좋을 멜로는 물론, 가족 관객을 노린 코미디와 훈훈한 감동 휴먼 스토리에 액션까지, 그야말로 골라보는 재미가 있는 것이다.
장르가 다양한만큼 자신의 입맛에 딱 맞는 영화를 고를 준비도 필요하다. 사람들로 꽉 찬 벅적이는 영화관에서 취향에 맞지 않는 영화 때문에 2시간을 허비하지 않도록 추석극장가 한국영화들의 취향을 분석해봤다.
'푸른소금'(8월 31일 개봉)
자신감 탓일까, 아니면 그 반대일까. '푸른소금'은 가장 먼저 도전장을 내밀었다. 송강호 신세경 주연의 이 작품은 일단 캐스팅 면에서는 가장 화려하다. 언론시사를 통해 공개된 영화는 '시월애', '그대안의 블루' 이현승 감독의 명성답게 영상미 하나만큼은 추석 개봉작 중 최고라는 평을 얻어냈다. 무엇보다 발견에 재발견을 그토록 거듭한 배우 송강호를 또 다시 재발견했다는 평이 압도적이다. 이 영화를 본 한 30대 여성은 "영화의 스토리만 봐서는 고개를 갸우뚱하기도 했지만, 밤에 잠자리에 들기전 왜 그렇게 송강호가 생각나던지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 이후 활동이 뜸한 신세경의 근황이 궁금한 팬들도 이 영화를 통해 더욱 예뻐진 신세경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영화는 신세경의 남성팬과 송강호의 여성팬에게 강추한다. 더불어 추석연휴 소개팅을 한 풋풋한 남녀커플,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한 연인들이 선택하기에도 부담이 없다. 더불어 영화의 백미는 영상이라고 생각하는 씨네키드에게도 추천하겠다.
'통증'(9월 7일 개봉)
중국에 이어 할리우드 진출까지 눈 앞에 두고 있는 배우 권상우의 드라마 '대물' 이후 복귀작이다. '친구'와 '똥개', '태풍', '사랑' 등을 연출한 곽경택 감독의 본격 멜로 도전작이기도 하다. 영화의 질감은 곽경택 감독의 전작들처럼 거칠다. 하지만 영화 '사랑'에서처럼 부담스러운 마초의 향취는 가셨다.
권상우의 팬들로서는 필수 관람작이다. '대물'을 통해 연기력에서 호평을 받았던 그는 이번에도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여리고 강한 이중적인 남순의 모습을 오프닝 단 한 장면만으로도 충분히 표현해냈다.
그러나 '푸른소금'과는 달리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한 풋풋한 연인들에게는 적극 추천하지 않겠다. 몇몇 오글거리는 장면들과 대사들이 극장 공기를 어색하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 하지만 연애의 위기가 찾아온 커플이라면 강추한다. 서로의 부족함 점을 메어주는 남순과 동현(정려원 분)의 모습을 통해 연애 초반의 열정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3~40대 부부는 물론 이제 황혼기에 접어든 노년부부들에게도 강추한다. 올드한 곽경택 감독의 감성이 어느 새 눈시울을 적시게 만들 것이다.
'챔프'(9월 7일 개봉)
추석 개봉작 중 가장 무난한 선택이 될 영화다. 적당한 웃음과 적당한 눈물과 적당한 감동이 버무려진 영화다. 2시간이 조금 넘는 러닝타임도 지루할 새 없이 매워졌다는 느낌. 영화 '각설탕'을 기억하는 이들이 이 영화를 봐도 크게 실망하지 않을 것 같다. 두 작품 모두 뻔한 스토리임에도 불구, 이환경 감독은 관객의 감성을 자극해낸다. 물론 가장 주요한 역할을 한 것은 말의 '눈빛' 연기력이다.
'각설탕'을 좋게 본 관객들에게 일단 강추한다. 무난한 감동이 있는 만큼 가족단위 관객들이 선택하기에도 가장 좋다. 연인, 친구끼리 봐도 물론 무방하다. 그러나 동물 애호가들은 말이 다치는 모습을 보기 고통스러울 수도 있겠다.
'가문의 영광4-가문의 수난'(9월 7일 개봉)
유일한 정통 코미디다. 이 영화의 진정한 경쟁작은 위에서 언급한 세 작품이 아닌 '행오버2'라는 느낌이 든다. 킬링 타임용 영화로는 손색이 없다.
평소 예능프로그램 속 신현준, 탁재훈 식 말 개그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이 영화는 딱 이다. 중견배우 김수미와 임형준, 현영까지 가세해 말 개그의 진수를 한 눈에 볼 수 있기 때문. 또 심형래식 코미디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제2의 심형래로 불릴만한 정준하의 바보연기에 무릎을 치게 된다.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대사를 최대한 배제한 터라 이 영화는 가족단위 관객에게 추천한다. 하지만 평소 개그프로그램에 관대하지 못한 이들이라면 평점을 낮게 줄 수 밖에 없다.
[사진='푸른소금'(왼쪽 위 시계방향으로) '통증' '챔프' '가문의 수난']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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