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유정 인턴기자] '사자는 포효했지만, 호랑이는 침묵했다'
8일 광주 무등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 시즌 18차전에서 3-7로 KIA가 삼성에게 무릎을 꿇었다.
경기 초반에는 양 팀 방망이가 모두 뜨거웠다. 1회초 2사 주자 1루 상황에서 타석에 오른 최형우가 윤석민의 145km짜리 직구를 그대로 받아쳐 우중간으로 가는 투런포를 작렬했다.(시즌 26호)
이에 질세라 KIA에서도 1회말 1사 주자 1,3루에서 최희섭이 윤성환을 상대로 129km짜리 체인지업을 우중간으로 보내는 역전 3점 홈런으로 만들어냈다.(시즌 9호) 이로써 점수는 3-2가 되며 KIA가 1점 앞서나갔다.
하지만 KIA의 기쁨도 잠시 삼성은 2회초 1사 주자 2,3루, 김상수가 2루수 쪽 땅볼을 쳐 3루 주자 진갑용이 홈을 밟았다. 이어 박한이의 좌전 적시타로 1점을 더 보태 4-3으로 역전했다. 삼성의 기세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9회초 진갑용의 희생플라이와 김상수의 우전 적시타, 이영욱의 중전 적시타로 총 3점을 만들내 7-3으로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경기를 하면서 두 팀의 명암은 확실히 갈렸다. 이날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양 팀 선수는 팀의 토종 에이스로 삼성은 윤성환을 KIA는 윤석민을 내세웠다. 객관적으로 실력만 놓고 보자면 올 시즌 다승왕·방어율·탈삼진 부문에서 1위의 수위를 걷고 있는 윤석민 쪽이 우세였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경기의 판도는 달랐다.
먼저, 타선의 응집력에서 차이가 났다. 삼성은 스코어링 포지션에 주자를 둔 이닝에서는 희생플라이나 적시타를 쳐내며 점수를 만들어 냈지만 KIA는 매번 잔류만을 남겨둔 채 점수와 연결시키지 못했다. 이날 경기에서 KIA가 뽑아낸 점수는 1회 최희섭이 날린 쓰리런이 전부였다.
계속해서 점수가 나지 않자 조범현 감독은 6회말 이범호를 대타로까지 기용하는 초강수를 띄웠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이범호는 부상으로 있었던 한 달여간의 공백 때문에 경기감각이 돌아오지 못한 모습을 보이며 아웃카운트만을 늘렸다.
승부는 불펜진의 싸움에서도 갈렸다. 삼성은 선발 윤성환이 5이닝 3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간 뒤 KIA에게 단 1점도 내주지 않았다. 이유는 든든한 불펜진이 뒤를 지키고 있었기 때문. 삼성은 윤성환에 이어 배영수-권오준-권혁-정현욱-정인욱 5명의 투수를 올리면서 KIA 타자들을 요리했다. 강한 마운드 앞에 KIA 타자들은 그저 힘겨운 방망이질 뿐 이었다.
반면 KIA의 뒷문은 활짝 열렸다. 윤석민이 마운드를 내려간 후 심동섭-손영민-박경태-김희걸이 삼성 타자들에게 3점을 내주며 역전 의지를 꺾어 버렸다.
사실 이날 등판한 두 팀의 불펜진들 방어율만 비교해 봐도 올 시즌 확연한 성적차이를 느낄 수 있다. 배영수(5.74)-권오준(3.27)-권혁(3.02)-정현욱(2.18)-정인욱(2.81)의 평균 방어율은 3.40이다. KIA의 심동섭(3.38)-손영민(3.06)-박경태(6.89)-김희걸(5.14)의 평균 방어율은 4.62다.
결국 이날 경기에서 갈 길이 바쁜 KIA는 삼성에 비해 부족했던 타선의 응집력과 부실한 불펜진들로 인해 패배의 쓴 잔을 들이켜야만 했다.
[위쪽 삼성 선두단, 아래쪽 KIA 선수단. 사진 = 삼성, KIA 구단 제공]
김유정 kyj765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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