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김종국 기자]A매치 축소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럽 프로축구팀 모임인 유럽클럽협회는 지난 6일 스위스 제네바서 정기 총회를 열고 A매치 축소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유럽클럽협회는 월드컵 유럽 예선이 1개조당 5-7개팀이 배정되는 방식을 1개조 4팀으로 변화시켜 A매치를 축소하는 방안을 토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월드컵 유럽예선에 참가하는 팀들은 월드컵 예선을 10경기 이상 치러야 하는 부담을 줄이며 6경기만 치를 수 있게 된다.
유럽의 클럽 축구와 A매치 일정은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상황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바르셀로나(스페인) 같은 유럽 빅클럽은 1시즌 동안 공식경기만 50-60경기를 치러야 한다. 자국 리그 뿐만 아니라 각종 컵대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까지 소화해야 하는 유럽 빅 클럽들은 시즌 막바지가 되면 1주일 동안 2경기씩 치러야 하는 빡빡한 일정을 감안해야 한다. 여기에 시즌 중간 심심치 않게 열리는 A매치에 소속팀 선수를 보내줘야 한다. 빅클럽에 속한 각급 대표팀 선수들은 한시즌 내내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대표팀서 은퇴한 박지성(맨유)도 빡빡한 소속팀 일정과 함께 A매치로 인한 장거리 원정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유럽의 빅클럽에게 A매치는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다. 매시즌 치열한 순위다툼이 펼쳐지는 상황에서 주축 선수들을 꼼짝없이 대표팀에 보내야 한다. 또한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등 다양한 국적을 가진 선수들이 장거리 이동 후 A매치를 치르고 오면 컨디션을 되찾는 것 역시 쉽지 않다. 격년제로 1월 열리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이 개최되는 해가 되면 1개월 가량 아프리카 각국의 선수들은 대표팀에 합류하게 된다. 이 시기에는 네이션스컵 출전 선수 공백을 메우기 위한 각 클럽들로 인해 유럽축구 겨울 이적시장이 더욱 활발해지기도 한다.
대표팀과 선수 소속팀과의 선수 차출에 대한 갈등도 끊이지 않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는 최근 매년 FIFA 매치데이를 지정해 각국 프로리그와 일정이 겹치지 않도록 배려했다. FIFA 매치데이 스케줄은 2-3년 앞서 결정되는 가운데 각 클럽들은 FIFA 매치데이 경기 48시간 이전까지 소속팀 선수들을 해당 대표팀에 보내줘야 한다. 하지만 아스날 같은 유럽 빅클럽들은 FIFA 매치데이 기간 동안 10명이 넘는 선수들을 대표팀에 보내줘야 한다. 이들이 A매치를 소화한 후 다시 소속팀에 합류해 경기력을 끌어올릴때 쯤 되면 다시 FIFA 매치데이가 기다리고 있다. 또한 각 클럽들은 최대한 소속팀 선수들을 대표팀으로부터 지키고 싶어한다. 이달초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경기를 치른 대표팀의 조광래 감독은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의 대표팀 합류가 늦었던 것에 대해 "구단에서 보내지 않으려고 했는데 협회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구단에 이야기 했다"는 뜻을 나타냈다.
K리그에서도 A매치로 몇몇 클럽들의 어려움이 나타나고 있다. K리그서 활약하고 있는 데얀(몬테네그로)은 지난시즌 소속팀 서울에서의 활약에 집중하기 위해 대표팀 차출을 연기해 달라는 뜻을 몬테네그로 축구협회 측에 요청했다. 수원의 스테보 역시 윤성효 감독의 요청을 받아들여 마케도니아 대표팀의 차출 요청을 다음으로 미뤄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특히 올시즌 수원 같은 경우는 윤성효 감독이 대표팀 선수들을 다른 팀에서도 골고루 발탁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수원은 최근 대표팀 소집 선수 중 4명을 배출해 K리그 구단 중 가장 많은 선수를 대표팀에 차출했다. 올시즌 종반 K리그,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FA컵을 치러야 하는 구단 입장에서는 잦은 대표팀 선수 차출이 반갑지 만은 않은 상황이다.
대표팀 역시 각 구단들이 대표팀 차출에 소극적이어서 팀 운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그 동안 A매치를 앞두고 2-3일간 훈련만을 소화한 후 경기를 치러야 했다. 다양한 클럽에서 차출된 선수들이 충분치 못한 시간 동안 훈련을 진행한 후 경기를 치러야 하는 것은 대표팀 입장에선 부담스런 일이다.
대표팀 선수가 많은 유럽 빅클럽과 몇몇 K리그 구단에서 A매치 기간 동안 대표팀 선수 차출에 대한 어려움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FIFA가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줄지 주목받고 있다.
[A매치 경기장면]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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