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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MBC 박은지 기상캐스터가 '댄싱 위드 더 스타'에 출연한다고 했을 때, 모두가 놀랐다. '뉴스에서 차분히 일기 예보만 전하던 박은지 캐스터가 댄스 스포츠를 춘다니,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박은지 캐스터도 사람들의 우려를 알고 있었던 것 같다. 단 하나의 실수도 용납할 수 없는 뉴스 일기 예보를 담당하는 박은지 캐스터는 생소한 댄스 스포츠 도전에 있어서도 완벽하길 바랐다. 가뜩이나 부족한 잠을 쪼개가며 연습에 매진했고, 자신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해준 팬들을 위해 연습에 연습을 반복했다.
하지만 열정이 과했던 탓일까? 그녀의 몸은 결국 열정을 따라가지 못하고 탈이 나버렸다.
"운동을 평소에 잘 안 했더니 무리가 됐던 것 같아요. 댄스 스포츠가 그냥 춤추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굉장히 힘이 많이 들어가요. 한 곡이 1분 40초 정도 되는데, 런닝머신을 30분 달린 것처럼 힘들어요. 사실 제게는 체력적으로 힘들고 버거웠어요"
결국 박은지 캐스터는 첫 녹화를 앞두고 무릎 연골이 파열되는 부상을 당했다. 그러나 박은지 캐스터는 프로였다.
"첫 녹화 전 날 그렇게 됐는데, 진통제를 맞고 가서 춤을 췄어요. 또 2주차를 간신히 잘 넘기고, 3주차로 넘어갔는데 이번에는 갈비뼈가 너무 아픈 거에요. 병원에서 MRI를 찍어 보니까 갈비뼈에 실금이 갔대요"
박은지 캐스터는 자신의 부상 얘기를 하면서도 웃고 있었다. '긍정의 힘'이 강해 보였다. 웬만한 사람들이라면 그 정도 부상에 좌절했을 법 한데, 박은지 캐스터는 댄스 스포츠 도전에 나름 만족할 만한 성과가 있었기 때문에 마냥 슬프지는 않았다.
"지금은 갈비뼈랑 무릎이 다 완쾌됐어요. 대신 댄스 스포츠 하면서, 저 살도 많이 빠졌어요. 사실은 제가 약간 후덕(살찐 몸매를 일컫는 인터넷 용어)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댄스 스포츠 하면서 5kg 정도 감량했어요. 덕분에 도움이 많이 됐어요. 요즘에는 사람들이 딱 보기 좋다고 해주세요"
꽤나 솔직하고 거침 없는 기상 캐스터다. '댄싱 위드 더 스타'에 출연하게 된 계기를 묻자 이번에도 솔직한 답변을 들려줬다.
"제가 먼저 한다고 하지는 않았고요. 사실 섭외가 들어왔는데, 예능을 해본 적이 없어 망설였어요. 그런데 기상 캐스터로 오랫동안 일을 했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어요. 무엇보다 제게도 신선한 자극이었어요. 그리고 뉴스보다 피드백이 빠르더라고요. 방송이 금요일에 나갔는데, 반응이 대단했어요. 뉴스 할 때보다 사람들이 많이 알아 봐 주고, 응원도 많이 해주셨어요"
박은지 캐스터의 부상 투혼은 빛났지만, 아쉽게도 그녀는 2번째 탈락자로 선정돼 '댄싱 위드 더 스타'에서 하차했다.
"솔직히 제가 떨어질 줄 몰랐어요. 저도 춤을 잘 추는 건 아니지만 왠지 제 실력과 비교했을 때 오상진 아나운서가 제 라이벌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제가 먼저 떨어져서 오상진 아나운서가 '은지씨 몫까지 열심히 할게요'라고 하더라고요. 오상진 아나운서가 워낙 인기가 많아서 제가 먼저 떨어졌던 것 같아요"
겸손함이 지나치다. 박은지 기상 캐스터만큼 많은 남성 팬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기상 캐스터가 또 있을까? "인기도 많으면서 무슨 소리냐?"고 물었다. 그러자 나름 박은지 캐스터의 전문적인 분석이 등장했다. "아마도 금요일의 심야 시간대라 남자분들은 술을 마시고 있지 않았을까요?"
"사실 제 체중에 감량이 필요했어요. 제 파트너가 저랑 키가 비슷했는데, 절 버거워했거든요. 그래서 살을 빼기로 했고, 회사에 있을 때는 발목에 모래주머니를 차고 다녔어요. 일기 예보도 모래 주머니를 찬 채 했어요. 사람들은 제게 '유난 떤다'고 했지만, 다른 참가자들도 서바이벌이라 너무나 열심히 해서 저도 노력을 멈출 수 없었어요"
댄스 스포츠에선 넘버 원이 되지 못했지만, 열정만큼은 넘버 원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 그녀가 뛰어난 게 있었다.
박은지 캐스터에게 "'댄싱 위드 더 스타' 출연자들 중 외모는 몇 위였던 것 같아요?"라고 물었다. 그녀는 한참 동안 김규리부터 시작해서 현아, 제시카 고메즈, 이슬아 까지 여성 출연진의 칭찬을 입이 닳도록 늘어 놓았다. 결국 질문에 대한 답은 안 했고, 어색한 침묵만 흘렀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다시 한 번 더 물었다. "외모는 1등인 것 같은데, 맞죠?"
잠시 뜸을 들인 박은지 캐스터가 웃으면서 답했다. "음… 1등은 아니지만 뒤지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우려했던 것 만큼은요"
역시 솔직한 기상 캐스터 박은지다.
<의상 협찬 = 박술녀 한복>
[MBC 박은지 기상 캐스터.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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