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세호 인턴기자] 화려하지는 않지만 공수에서 자기 몫은 물론, 팀의 필요한 부분을 완벽히 메워주는 선수. 두 번의 트레이드와 늦은 나이의 군 입대, 부상 등의 벽에 마주해왔지만 11년의 프로생활 동안 결코 포기란 단어를 모르고 꾸준하게 달려온 선수. 두산의 우익수 임재철(35)을 두고 하는 말이다.
시즌 전 두산은 야수진의 주전과 후보의 차이가 가장 적은 팀. 타선의 응집력과 강한 수비를 바탕으로 끈끈한 팀워크를 자랑하는 팀으로 평가 받으며 ‘우승후보 0순위’로 꼽혔다.
하지만 4월말 임재철이 부상으로 팀을 이탈하면서부터 두산은 나락으로 떨어졌다. 우익수 자리에 이성열, 정수빈 등이 나섰지만 누구도 임재철만큼 꾸준하고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4월말 2위에 위치했던 두산은 추락을 거듭하며 하위권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내가 돌아올 때까지 4위 안에는 무조건 들어있어야 한다. 그 밑으로 내려가면 안 된다.”
부상으로 팀을 이탈하는 순간, 임재철은 후배들의 선전을 기원했지만 자신의 공백은 예상보다 크게 작용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자신이 자초한 공백을 스스로 메울 수밖에 없게 됐다. 임재철은 발목 수술에도 복귀 의지를 불살랐고 마침내 9월 엔트리 확대에 맞춰 1군 복귀에 성공한다.
그리고 9일 KIA와의 경기에서 주전 우익수겸 9번 타자로 출장. 임재철은 3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의 맹활약으로 두산의 6-3승리를 이끌며 약 4개월만의 주전 복귀를 성공적으로 장식했다.
그야말로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는 임재철 다운 활약이었다.
시작은 수비부터였다. 임재철은 2회초 2사 2루 이종범의 우전안타 타구를 신속하게 처리하여 2루 주자 김상현을 3루에서 멈추게 했다. 비록 홈 송구가 정확하게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리그 최고 수준의 강견을 자랑하는 임재철이기에 김상현은 3루에서 멈춰야했다.
이어 임재철은 맹타를 휘둘렀다. 3회말 1사 2루. 첫 타석부터 기회를 잡은 임재철은 상대 선발 투수 로페즈의 초구 낮은 직구를 받아쳐 좌전안타를 날렸다. 임재철의 안타를 시작으로 두산은 4점을 내리 뽑으며 경기를 뒤집었다.
다음 타석에서도 임재철의 방망이는 식지 않았다. 4회말 2사 1루에서 임재철은 이번엔 로페즈의 몸쪽 싱커에 3루 강습 타구를 날리며 1타점 2루타를 기록, 경기 흐름을 확실하게 두산 쪽으로 돌려놓았다.
“임재철이 오랜 부상에서 복귀해 그 역할을 충실히 해줬다.”
경기 후 두산 김광수 감독대행은 발목 수술로 시즌 아웃 가능성까지 대두됐던 임재철의 복귀전 맹활약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팀은 하위권으로 쳐졌고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이대로 시즌이 마무리 된다. 그러나 35세의 베테랑은 이제서야 시즌 개막전을 치른 듯싶다. “경기를 뛰고 싶어서 몸이 근질거린다”며 누구보다 복귀를 갈망해온 임재철의 올 시즌은 지금부터다.
[두산 임재철. 사진 = 마이데일리DB]
윤세호 기자 drjose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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