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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MBC '위대한 탄생 시즌2'(이하 '위탄2')가 케이블채널 엠넷 '슈퍼스타K3'(이하 '슈스케3')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9일 오후 '위탄2'가 이선희, 이승환, 윤상, 윤일상, 박정현 등 더욱 막강해진 멘토 진영을 내세우며 첫 출발을 알렸다. '위탄1'의 김태원, 신승훈, 방시혁, 김윤아, 이은미와 견주었을 때 결코 뒤지지 않는 라인업이며, 첫 방송부터 신예림, 티타 등 여럿 실력 있는 참가자들이 눈에 띄었다. 백청강, 이태권, 셰인 등의 '위탄1'을 뛰어넘을 실력파의 등장이 기대됐다.
하지만 '위탄2'가 끝나면 엠넷에선 '슈스케3'가 방송된다. '위탄2'보다 몇 주 앞서 먼저 닻을 올린 '슈스케3'는 이미 동시간대 지상파 프로그램과의 경쟁에서 한 발 앞서며 이슈 메이커로 자리 잡았다.
'슈스케3'는 매 방송마다 논란을 일으키는 참가자들이 등장하며, 개성 넘치고 실력 있는 참가자들도 끊이지 않고 발굴됐다. 특히 '악마의 편집'으로 불리는 '슈스케3'만의 독특한 연출 방법은 최대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몇몇 참가자들이 방송 편집을 두고 발끈하는 일도 있었지만, 이 '악마의 편집'은 '슈스케3'를 보는 동안 다른 곳에 눈을 돌리지 못하게 한다. '60초 후에 공개됩니다'란 멘트가 너무 짜증날 정도로 '슈스케3'는 시종일관 빠른 속도로 참가자들의 가장 '핫'한 부분만 공개한다.
그래서 '슈스케3'를 보고 나면 매운 불닭이라도 먹은 것처럼 얼얼한 기운이 남는다. 또 적절히 감동적인 사연도 곁들여 마치 계란찜을 한 숟가락 떠먹듯 뜨겁게 달아오른 기분을 가라앉히는 작용을 한다. 쉽게 말해 '밀당(밀고 당기기)'을 잘하는 '슈스케3'다.
반면, '위탄2'는 자극적인 맛이 덜하다. 이미 시즌1에서 증명됐듯이 '위탄'은 논란을 굳이 확대하지 않으려고 애쓴다. '위탄1'의 가장 큰 논란 중 하나였던 김혜리의 과거 행동과 관련해서도 굳이 적극적으로 해명하지 않았고, 방송에서도 김혜리의 심경 등이 지극히 간접적으로 묘사될 뿐이었다.
또 '위탄1'은 멘토 스쿨이 시작된 이후 각 참가자들의 의리와 정을 부각시키는데 더 집중했다. 우승이란 단 하나뿐인 영광을 두고 다투는 참가자들임에도 방송에선 마치 우애 좋은 가족처럼 비쳐졌다. 라운드가 거듭될수록 살아남은 참가자들은 우승에 대한 욕심보다는 오히려 누가 우승을 하든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는 식의 멘트를 빼놓지 않았다. 충분히 감동적이었지만 다소 재미가 없었다. 결승 무대가 다가올수록 흥미가 떨어지는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결국 '위탄2'도 프로그램의 긴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자극적인 부분이 어느 정도는 필요해 보인다. '위탄1'에선 초반 방시혁이 그런 역할을 했지만 그 역시 프로그램 후반부에는 독설 보다는 미소가 더 화면에 많이 비쳤다.
'위탄2'에선 이선희, 이승환, 윤상, 윤일상, 박정현 중 긴장의 끈을 잡고 있을 만한 멘토는 1회 방송에 비추었을 때 윤일상이 적절해 보인다. 하지만 다섯 멘토들 모두 독설과는 거리가 먼 것이 사실이다. 최근 '위탄2' 멘토 기자간담회에서 이승환은 "멘토들의 전반적인 성향이 그렇게 공격적이진 않은듯 하다. 나도 오전에 이미 심사를 해봤는데 윤일상이 악역을 맡았지만 10분을 넘기지 못하더라"며 "참가자들의 음정이 안 좋을 때는 '뭐지?'하는 표정이 나오는데, 우리들은 그냥 '하하' 웃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따라서 '위탄2'가 기어코 '슈스케3'의 '악마의 편집'과 거리를 두려고 마음 먹었다면, 가장 큰 장점인 멘토제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위탄1'에서도 멘토 스쿨로 돌입하며 각 멘토들이 제자들을 가르치는 장면이 가장 흥밋거리였다.
특히 톱12를 선발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가르쳤던 제자를 직접 떨어뜨려야 하는 멘토들의 갈등과 고민은 '슈스케3'에선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김태원이 탈락한 참가자를 자신의 콘서트 무대에 올려 마지막 노래를 부를 수 있게 했던 순간은 시청자와 참가자가 모두 함께 울었던 장면이었다.
다만 '위탄' 시즌1에선 멘토들이 심사위원을 병행해 톱12 이후 의도치 않았던 편파 심사 논란이 일었다. 자신의 제자를 살리기 위해 경쟁 참가자의 점수를 낮게 주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이었다. 이에 제작진은 '위탄2'에선 멘토와 심사위원을 분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멘토들은 제자들에 더 집중할 수 있어 상호간의 인간적인 관계가 더 부각될 수 있을 전망이다.
'위탄' 시즌1이 끝난 지 3개월여만에 '위탄2'가 돌아왔다. 특히 이번에는 '악마의 편집'으로 중무장한 '슈스케3'와의 사실상 맞대결이다. 과연 3개월이란 짧은 시간 안에 '위탄2'가 '악마의 편집'을 뛰어넘을 감동을 충분히 마련했을지 앞으로의 방송을 꾸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선희, 윤상, 박정현, 이승환, 윤일상(위부터). 사진 = MBC 화면 캡쳐]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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