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유정 기자] 2차전 선발로 낙점 된 두 투수의 어깨가 무겁다. 1차전 양 팀 모두 에이스를 내놓은 상황에서 타선과 마운드의 조화로 승리를 따낸 KIA 타이거즈는 2차전 마저 승기를 거머쥐고 준플레이오프를 손쉽게 끝낼 시나리오를 준비 중이다.
반면 불안했던 투수진과 타선의 응집력 부족으로 1차전서 무릎을 꿇은 SK 와이번스는 절치부심의 마음가짐으로 2차전을 잡고 분위기 반전에 나서겠다는 생각이다.
이에 막중한 임무를 가지고 마운드에 오르는 KIA의 외국인 용병 로페즈와 SK 송은범 중 과연 누가 2차전서 우위를 점하고 팀을 승리로 이끌어 낼지 눈길이 쏠리고 있다.
▲ 정규시즌, 후반기 부진에도 로페즈가 우위
로페즈는 정규시즌 전반기 18경기 출장해 10승 3패 1세이브 3.03의 평균 자책점을 기록, 다승왕 TOP5에 이름을 올리며 좋은 컨디션을 가져갔다. 특히 119이닝을 소화해내며 이닝히터로서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줘 윤석민과 더불어 KIA 마운드의 원-투 펀치 역할을 잘 수행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잦은 옆구리 통증으로 힘들어했다. 이에 그는 전반기 때와는 달리 후반기 8경기 출장해 1승 6패 7.27의 평균 자책점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후반기에 부진은 있었지만, 컨디션이 좋았던 전반기에 워낙 좋은 성적을 거둔 탓에 로페즈는 올 시즌 26경기(선발 24경기)에서 11승 9패 1세이브 3.98의 평균 자책점의 성적을 남겼다.
이에 맞서는 송은범의 시즌 성적은 로페즈보다는 한 수 아래다.
송은범은 전반기에 17경기 출장해 6승 2패 1홀드 3.16의 평균자잭점을 올렸다. 무난한 성적이지만 지난 7월부터는 팔꿈치 통증이 심해져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해 선발 보직을 중단하고 불펜으로 돌아섰다.
이후 선발요원의 가뭄으로 허덕이던 팀 사정을 위해 포스츠 시즌을 앞두고 지난달 30일 문학 삼성전에 선발로 마운드에 올라 3이닝 1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긴이닝을 소화하진 못했지만 안정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결국 그는 올 시즌 38경기(선발 11경기)에서 8승 8패 1세이브 4홀드 3.43의 평균 자책점을 기록했다.
▲ 최근 경기 기록, 같은 삼성 상대로 빛나는 송은범
로페즈는 지난달 22일 대구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동안 81개의 공을 뿌리고 5피안타 5실점하고 마운드를 쓸쓸히 내려갔다.
출발은 좋았다. 1회말와 2회말 삼성의 테이블세터와 클린업 트리오를 삼자범퇴 시키며 희망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하지만 3회말부터 시작된 실점으로 흔들렸다.
그의 구속은 나쁜 편이 아니었지만, 싱커(140~145km)나 직구(141~145km)가 상대적으로 높이 제구 되거나 몰리는 경향을 보였다. 여기에 팀 수비 실책이 더해져 로페즈는 마운드 위에서 평정심을 잃으면서 패전 투수가 됐다.
반면 3달여만인 지난달 30일 문학 삼성전에 선발 등판한 송은범은 합격점을 받았다. 오랜만의 선발 등판이었기에 많은 공을 던지지는 않았지만 3이닝 동안 54개의 공을 뿌리고 1피안타 4탈삼진 1사사구 무실점을 올렸다.
이날 그는 2회까지 완벽한 경기운영 능력을 보여줬다.
3회 들어 실점 위기를 맞았지만 박한이와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바깥쪽 직구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내고 이닝을 깔끔히 종료시켰다.
팔꿈치 통증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그는 적은 이닝을 소화하긴 했지만 직구 최고구속이 150km까지 찍히고 슬라이더, 커브를 가리지 않고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모습을 보였다.
▲ 2차전 승부, 누가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하느냐가 관건
팔꿈치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송은범과 옆구리 통증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로페즈, 두 사람 모두 팀의 안정된 마운드 운용을 위해 얼마나 긴 이닝을 소화해주느냐가 관건이다.
2차전을 앞두고 SK 이만수 감독 대행은 "2차전에서 송은범이 얼마나 긴 이닝을 끌고가주느냐가 중요하다"라며 "상황을 봐서 좋지 않을 경우 일찍이 내릴 것이지만 불펜을 위해 (송)은범이가 버텨줘야 한다"고 전했다.
이에 KIA 조범현 감독도 "로페즈의 컨디션이 중요하다. 얼마나 오래 마운드에 서 있을 수 있느냐에 따라 경기의 흐름이 결정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전날 있었던 1차전을 보더라도 완투승을 거둔 윤석민이 버텼던 KIA 마운드는 선발 한 명이 경기를 마감지으면서 불펜진에 여유가 생겼다, 하지만 SK의 경우 김광현이 내려가고 정대현-정우람-박희수-엄정욱-이재영까지 총 5명의 불펜이 가동 되면서 다음 경기서 불펜 운영에 부담감을 안게 됐다.
단기전일수록 선발 요원의 이닝 소화 능력은 팀 마운드 운용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준플레이오프 2차전서 과연 누가 이닝히터로서의 면모를 보이고 팀에게 승리를 선물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위·아래 송은범(좌)과 로페즈(우), 사진 = 마이데일리 DB]
김유정 kyj765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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