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2차전] '5이닝 무실점' SK 불펜, 이만수 '믿는 구석' 증명하다

[마이데일리 = 문학 고동현 기자] 이만수 감독대행의 기대에 보답한 투구였다.

9일 KIA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SK 이만수 감독대행은 "송은범이 5회까지만 버텨주면 우리 쪽에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감독대행은 사령탑으로 부임한 이후 줄곧 선발투수 부재에 대한 고민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를 바꿔말하면 상대팀과의 불펜 싸움에서는 자신감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로 SK는 이 감독대행 체제에서도 선발투수가 조기 강판된 후 불펜진의 힘을 바탕으로 승리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전날 열린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었다. 이 감독대행은 0-1로 뒤진 상황에서 9회들어 마무리 투수 엄정욱까지 투입했지만 차일목에게 만루홈런을 맞으며 경기가 완전히 KIA쪽으로 기울었다.

이날은 달랐다. SK는 1-2로 뒤진 7회초부터 불펜진을 가동했다. 선발 송은범에 이어 등판한 박희수가 7회초를 깔끔히 막아냈다. 이후 7회말 대타 안치용이 동점 홈런을 뽑아내며 경기는 원점이 됐다. KIA도 선발 아퀼리노 로페즈에 이어 다른 투수들을 투입하며 본격적인 불펜 대결이 시작됐다.

박희수는 동점이 된 이후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8회 1사 이후 이용규에게 내야안타를 내줬지만 김선빈과 이범호를 연속 삼진으로 처리하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2이닝 1피안타 2탈삼진 1볼넷 무실점.

9회에는 정대현이 등판했다. 정대현 역시 나지완-김상현-안치홍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을 공 8개로 삼자범퇴로 막았다.

10회 역시 다르지 않았다. 정대현이 선두타자 최희섭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이어 나온 정우람이 후속타자를 제압하며 위기를 넘겼다. 정우람은 11회에도 나와 2아웃 이후 이범호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흔들리지 않고 상대 4번 나지완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이날 SK 불펜은 5이닝을 3피안타 무실점으로 깔끔히 막아냈다. 이에 맞서 KIA는 양현종, 손영민, 한기주로 이어지는 계투진을 내세웠지만 11회말 한기주가 이호준에게 안타를 내주며 뼈아픈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비록 전날은 실망은 안긴 불펜진이지만 이날은 왜 이만수 감독대행의 '믿는 구석'인지를 확실하게 보여준 한 판이었다.

[사진=2이닝 무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된 SK 정우람]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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