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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윤건이 만든 지나고등학교의 교가는 '벌써 20년'이었다.
24일 방송된 MBC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에선 지나고등학교 교감 선생님이 개교 20주년을 맞아 새 교가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교감 선생님은 음악교사인 윤건에게는 작곡, 국어교사인 박하선에게는 작사를 맡겼다.
이후 윤건은 음악실에서 교가 작곡에 몰두했다. 작사를 위해 음악을 들어보려던 박하선이 음악실로 들어섰지만 윤건은 알아채지 못했다. 창작의 고통에 빠진 윤건은 작곡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거듭 악보를 구겨서 던졌고, 번번이 박하선의 머리에 맞았다.
윤건은 박하선이 옆에서 한참을 말을 건 뒤에야 알아챘다. 하지만 윤건은 "조금만 다른 게 의식되면 작업 망치니까 나가주세요. 이러다 자꾸 의식되겠어요"라며 매몰차게 박하선을 쫓아냈다. 민망한 박하선은 조심스럽게 음악실을 빠져나갔다. 그러나 윤건은 "아 의식돼! 있다 나가는 건 없었던 게 아니잖아요. 있다 갔다는 게 의식되잖아요"라며 박하선을 황당하게 만들었다.
박하선은 집에서 작사를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박하선은 밤이 새도록 작사에 집중했다. 급기야 윤건과 박하선 모두 창작의 고통에 몸부림 치며 괴로워했다.
드디어 개교 20주년 기념일이 돼 윤건과 박하선은 교감 선생님에게 새 교가를 들려줬다. 하지만 교감 선생님은 탐탁치 않은 반응을 보였다. 교가치고 너무 파격적이었기 때문.
결국 새 교가는 교사들의 투표로 통과 여부를 정하기로 했다. 투표 결과 총 69명의 교사 중 찬성 35, 반대 34로 아슬아슬하게 통과됐다. 하지만 한 교사가 실수로 반대가 아닌 찬성을 택한 것이었다.
강당에서 개교 20주년 기념행사가 시작됐고, 전교생과 교사들이 교가 제창에 나섰다. 교가의 제목은 '벌써 20년'이었다. 익숙한 제목에 이어 익숙한 멜로디가 흘러나왔다. 바로 브라운아이즈의 대표곡 '벌써 일년'을 개사한 노래였다.
윤건의 지휘 아래 모든 사람들이 '벌써 20년'을 열창했다. 가사는 '처음이라 그래 몇 년 뒤엔 괜찮아져. 그 생각만으로 벌써 20년. 우리가 만든 개교일마다 기쁨은 우릴 찾아와. 처음 학교 개교하며 설렌 수줍음과 처음 등교하던 날 지나가고 개교 기념일엔 기쁨의 케이크. 촛불 켜고서 축하해. I believe in 지나 I believe in 지나고. 벌써 20년 지났지만 백 년 뒤에도 이백 년 뒤에도 지나고교'였다. 노래 도중 박하선은 그간의 고생이 떠올랐는지 눈물까지 흘렸다.
이 파격적인 교가 '벌써 20년'은 심지어 음원 차트 3위까지 올랐다. 1위 소녀시대, 2위 타블로에 이어 놀라운 순위였다. 특히 한 학생은 "이 노래 듣다 울었다"며 '벌써 20년' 열풍을 입증했다.
[박하선(위)과 윤건. 사진 = MBC 화면 캡처]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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