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최두선 기자] 배우 장혁(35)은 지난 한해 드라마, 영화를 가리지 않고 활발히 활동했다. SBS 드라마 '마이더스', 영화 '의뢰인'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꾸준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런 장혁이 재작년 KBS 2TV '추노'에 이어 사극으로 주목받고 있다. 장혁은 SBS 수목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에서 민초를 대변하는 똘복 강채윤 역을 맡았다. 장혁은 극중 소이(신세경 분)와 로맨스를 펼치고 세종 이도(한석규 분)에게 복수의 칼날을 겨두는 다이나믹한 인물로 극의 인기를 견인했다.
작품성과 흥행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뿌리깊은 나무'. 연출, 극본, 연기 3박자의 조화라는 극찬을 얻고 있는 '뿌리깊은 나무'는 연기 베테랑 장혁에게도 뜻깊게 다가왔다. 지난 26일 오후 서울 압구정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장혁은 작품의 흥행보다 작품성 측면에서 더 큰 만족감을 느끼고 있었다.
"마지막 소이와 꾸린 가정, 채윤의 꿈이었죠"
"시청률이 잘 나와서 좋은 측면도 있지만 작품의 퀄리티가 생각했던 만큼 잘 나와서 좋았던 것 같아요. 또 무엇보다 시청자분들과 공감대가 잘 형성되서 좋았어요."
'뿌리깊은 나무'의 결말은 파격적이었다. 세종의 한글반포는 성공했지만 강채윤, 소이를 비롯해 그의 내금위장 무휼(조진웅 분) 밀본의 본원 정기준(윤제문 분)까지 모두 죽음을 맞이했다. 시청자들은 '뿌리깊은 나무'의 결말을 두고 우리가 쉽게 쓰고 익히고 있는 한글이 역사 속에서 얼마나 어렵고 치열하게 탄생했는지 보여주는 결말이었다고 평했다.
"강채윤의 결말은 죽은 것도 있겠지만 마지막 소이와 행복한 가정을 꾸린 상상을 하는 장면이겠죠. 그 결말이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그 것을 위해 채윤이 지금까지 달려왔던 것이구요. 복수에 대한 생각밖에 없던 채윤이 소이를 위해 무엇인가를 능동적으로 했죠 비록 죽음을 맞이했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무엇인가를 할 수 있었다는 것. 거기서 만족감을 느꼈어요."
강채윤은 마지막 장면에서 개파이(김성현 분)의 독화살에 맞은 소이를 찾기 위해 온 산을 헤매고 다녔다. 머리를 풀어헤치고 다니는 장혁의 모습은 보는 이들마저 힘들어지게 만들정도였다. 실제 촬영현장은 어땠을까.
"실제로 피곤한 모습, 힘든 모습은 모두 연기였죠. 머리를 풀자고 설정한 것도 그런 의도에서 있었던 것이구요. 평소 반촌의 백성이었던 채윤은 겸사복이 되면서 양반의 틀에 얽매여있었어요. 그래서 항상 의관을 정제하고 긴장의 선을 놓치지 않았죠. 소이를 찾을 때 흐트러진 모습은 채윤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간 것이었죠."
강채윤은 '뿌리깊은 나무'에서 백성을 대표했다. 반푼이 같은 아버지의 복수만 꿈꾸다 소이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한 여자의 소망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다. 한편으로는 단순할 수도 있고 한편으로는 가장 복잡할 수 있었던 똘복 강채윤. 연기자 장혁의 눈에는 선량한 백성이었다.
"'뿌리깊은 나무' 캐릭터들의 70~80%이상이 이성적이고 출세욕도 있었어요. 그런 것에 반해 채윤은 감성적인 캐릭터였죠. 심지어 글자를 만들려 하는 소이조차 자기 명분이 있었고 초탁, 박포도 출세욕이 있었는데 채윤은 명분이 없었어요. 채윤은 단지 복수만 바라봤죠. 대의명분이나 희생이 아닌 아버지를 위한 복수만을 바라보는 채윤의 모습에서 백성의 단면을 이야기해 줄 수 있는 측면이었죠. 마지막 한글반포를 위해 목숨을 버리는 것도 글자를 위해서가 아닌 소이를 위해서였죠."
강채윤에 대해 말을 이어가던 장혁은 곰곰이 생각한 후 강채윤은 '똥개'에 비유했다.
"강채윤은 똥개같은 캐릭터에요. 영화 '똥개'가 아니라 길에서 볼 수 있는 똥개요. 저희가 연기를 처음 배울 때 동물묘사를 배워요. 그 동물의 성향, 습성 등을 표현하며 감정표현을 배우는 거죠. 똥개라는 의미는 지극히 평범하거나 평범이하의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특히 똥개는 주인을 지키기 위해 무섭게 으르렁거리지만 오히려 연민이 느껴지죠. 채윤은 시대에 순응해 살 수 있는데도 아버지를 위해 겉으로 으르렁거리는 모습에서 똥개같다고 느꼈어요."
-인터뷰②에 계속
[장혁.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SBS 방송화면]
최두선 기자 sun@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