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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두선 기자] "아직도 카메라가 편하지 않아요"
'뿌리깊은 나무'는 장혁 연기인생의 25번째 작품이자 3번째 사극이다. 자신의 연기역량을 넓혀준 '뿌리깊은 나무'와 장혁의 만남은 순탄치 않았다.
"처음 강채윤은 지금의 캐릭터가 아니었어요. 단순한 수사관 역할이어서 캐릭터에 매력을 느끼지 못했어요. 이후 백성의 입장에서 왕과 대립하는 감성적 인물로 바뀐 후 매력을 느껴 시작하게 됐어요.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는 가리온 역할에 더 흥미가 있었어요. 하지만 나이대가 맞지 않아 불발됐죠. 그래서 제문이 형에게 가리온 역할을 직접 제안했고 소개시켜주게 됐어요."
데뷔 15년을 넘겼지만 장혁은 아직도 카메라가 편하지 않다. "아직도 촬영현장 카메라가 익숙할 뿐 편하지 않다"는 그에게서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읽을 수 있었다.
"이제는 카메라가 익숙해질 수 있는 위치이지만 항상 새로운 사람, 새로운 상황 속에서 흐름을 선택해 표현해내야 하는 직업이다 보니 여전히 부담스러워요. 촬영현장에는 수십명의 스태프와 카메라 몇 대가 있지만 그것을 천만명, 그 이상이 볼 수도 있어요. 이렇게 연기했을 때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이끌어 낼 수 있을까 상대배우와의 호흡은 어떨까 하는 부분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죠. 얼마나 이해를 하고 설득력있게 던질 수 있는가를 항상 안고 가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쉽지 않은 것 같아요."
한석규와의 연기는 처음이라며 조진웅, 신승환, 김기방 등 출연진과의 친분을 공개한 장혁은 '뿌리깊은 나무' 촬영장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고 평했다. 한 시청자의 입장에서 장혁이 꼽은 명장면은 무엇이었을까.
"개인적으로는 명장면이라 하기에는 좀 그렇고 좋아하는 장면은 있어요. 채윤이 죽은 아버지와 다시 만났을 때에요. 비록 환상이었지만 다 내려놓고 더 이상 할 것이 없을 때 그 감정이 잘 전달된 것 같아요. 특히 '흥해봐'라는 그 대사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장혁은 2010년 KBS 2TV '추노'로 전국을 사극열풍에 빠트렸다. 2002년 SBS'대망', 그리고 '추노' '뿌리깊은 나무'까지 비록 3작품 밖에 하지 않았지만 사극에 대한 이미지가 매우 강할 수 밖에 없다. 사극 연타석 홈런을 친 장혁은 '추노'와 '뿌리깊은 나무'의 차이를 직접 설명했다.
"'추노'에서 저는 메인 캐릭터가 아니었어요. 캐릭터들이 인공위성 도는 것처럼 분포돼 있어 관찰자 입장에서 보고 있는 것이었죠. '추노'는 민초적인 부분이 '뿌리깊은 나무'보다 극대화돼 많이 표현됐던 것 같아요. '뿌리깊은 나무'는 명분과 명분 사이에서 논리적인 부분을 많이 가져가다 보니까 '100분토론'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예를 들면 '추노'가 '밴드 오브 브라더스'같이 감성적 표현을 많이 했다면 '뿌리깊은 나무'는 '24시간'이나 '프리즌 브레이크'같은 느낌이에요."
19살 때 처음 연기을 접한 장혁은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라는 질문에 "저는 잘되는 작품이 아닌 작품을 할 수 있는 여지를 가지고 열심히 하는 것뿐이고 어떤 배우인지는 사람들이 판단해주는 것이죠"라고 대답했다. 장혁은 연기에 있어서 자연스러우면서도 확고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도 한 작품이 끝나고 다음 작품을 위해 100번 넘는 오디션을 봐요. 배우는 픽업을 당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죠. 결국 배우는 자신의 콘텐츠와 작품에 임하는 자세만큼은 확실해야 해요. 작품이 끝나고 저 배우와 다시 하고 싶다는 말이 나오게 해야 해요. 저는 주변 상황, 작품의 전반적 기조는 바뀔 수 있지만 제가 선택한 캐릭터의 개성과 독창성, 그리고 시청자들과의 공감대 형성은 제 몫이라고 생각해요."
[장혁.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최두선 기자 su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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