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세호 기자] 프로야구 선수협회가 적극적인 쇄신작업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9일 선수협 정기총회에서 제7대 박재홍 선수협 회장을 선출한 선수협회는 3일 임시총회에서 사무총장 자리에 박충식 후보를 최종 임명했다. 이 과정에서 선수협 회원들 간의 충돌이 있었지만 박 회장은 빠른 대처와 공정한 절차 아래 선수협회를 다잡았다. 이어 선수협회는 전임자들의 과오를 청산하는 것과 동시에 공정하고 투명성 있는 조직을 만들어가겠다는 뜻을 확고히 했다.
박 회장으로 대표되는 신임 선수협회의 주목할 점은 적극성이다. 박 회장은 선출된 직후 초상권 청탁 비리 연루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권시형 전임 총장과 관련된 환부들을 파악하는 데 힘을 쏟았다. 스스로도 “회장직을 맡고 나서 운동하는 오전 외에 오후에는 선수협 실체를 파악하는 데 집중했다”며 “비리 리스트까지 구비한 상태다. 충격적인 내용도 많이 있다. 고발할 자는 고발하려고 한다”고 전임 집행부의 비리 청산 의지를 확실히 드러냈다.
선수협 임원 선출 과정에선 투명성도 보였다. 박 회장은 사무총장 후보 선임 과정에 문제를 제기한 회원들의 소리를 듣고 담화문을 작성, 최대한 많은 회원들이 3일 임시총회에 참석할 것을 촉구했다. 그리고 임시총회에서 박 회장은 사무총장 추천 및 재투표를 실시해 회원들에게 선출과정을 그대로 보여줬다.
박 회장은 “너무 일찍 일을 처리했기 때문에 무리수를 뒀다고 생각하긴 했다. 하지만 사무총장이 선임되지 않으면 협회가 무주공산이 된다”면서 “일단 한 숨은 돌렸다. 선수들은 오는 15일부터 스프링 캠프에 참여하고 귀국하는 3월초에는 곧바로 시범경기에 임한다. 사실상 함께 할 자리를 만들 여유 자체가 거의 없었다”고 임시총회의 결과에 만족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무총장 선임 과정에서 반대 의사를 표명했던 삼성 현재윤도 임시총회를 마친 후 “박재홍 회장과 박충식 사무총장을 반대한 게 아니었다. 박 회장이 사무총장을 추천한 것처럼, 우리도 사무총장을 추천할 것을 요구했고 그 요구가 받아들여졌다”면서 투명하게 선임 과정이 이뤄진 것에 대해 동의하고 앞으로 선수협 회원으로서 뜻을 함께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어 박 회장은 앞으로 주어진 과제를 파악하고 이를 해결할 의지를 드러냈다. 박 회장은 “전임 선수협회의 그늘에서 벗어나 최대한 빨리 선수협을 정상화 시켜야한다. 협회의 기본이 되는 정관 부분도 바로 잡을 부분이 많다. 정관 부분은 법률 자문단과 함께 고민하고 총회를 열어 고쳐가겠다”며 “전임 총장과 관련된 기업과 모 업체와의 잘못된 계약도 바로 잡아야한다. 이를 위해 이미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선수협회가 잃어버린 돈을 회수할 수 있도록 하겠다 ”고 신속한 선수협회 정상화를 약속했다.
또한 박 회장은 자신과 관련된 소문도 일축했다. 박 회장은 강병규에게 조언을 구하고 있다는 것과 관련해 “강병규와는 3년 만에 처음 봤다. 분명한 것은 강병규는 나는 물론 선수협회와도 전혀 관련이 없다. 강병규 변호사를 우리 변호사로 선임한다는 것도 근거 없는 이야기다. 오히려 강병규와는 선수협회 사무실에서 싸운 적도 있다”고 밝혔다.
최근 프로야구가 국민의 관심과 호응을 받으면서 프로야구 선수협회 역시 큰돈을 관리해야 하는 조직이 됐다. 프로야구 흥행으로 인해 선수협회는 초상권으로만 몇 백억을 벌어들이고 있지만 정작 수익관리는 무계획이었다. 결국 갑작스러운 성장이 전임 선수협회엔 오히려 독으로 작용하고 말았다. 신임 선수협회에 따르면 수많은 사람들이 비리에 연루됐고 그러면서 선수협회의 자금은 동이 난 상태다.
문제점도 많고 이를 해결하는 것도 만만치 않아 보이지만 박 회장 선출은 신임 선수협 전체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확률이 높다. 박 회장은 평소 인맥 보다는 개인에 대한 원리원칙을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졌진 인물이다.
박 회장은 실제로 “선수협 회장이 된 후 이곳저곳에서 전화가 많이 왔다. 한 쪽의 이야기만 듣지 않고 중간에서 생각해보니 사건의 내막과 선수협 상황에 대한 판단이 잘 됐다”고 이야기했다. 선임 당시에는 많은 이들이 박 회장에게 의아한 시선을 보냈지만 박 회장은 어느 선수협 회장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박재홍 선수협회장.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세호 기자 drjose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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