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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민 기자] 그가 현역 국회의원이라서 일까? 출연자들에게 할말 다 하던 ‘화성인 바이러스’가 강용석 의원에게 제대로 당했다.
3일 밤 12시 방송된 케이블 채널 tvN ‘화성인 바이러스’에는 강용석 무소속 의원이 24시간 고소만 생각하고, 1일 1고소를 목표로 한다는 ‘고소 집착 화성인’으로 출연했다.
당초 ‘화성인’ 제작진은 강용석 의원의 출연을 본인의 희망으로 이뤄졌으며, 일체 강 의원의 이미지 쇄신이나 홍보 목적이 아니라고 전했다. 하지만 방송은 할 말을 다한 강 의원의 승리였다.
이날 강 의원은 KBS 개그맨 최효종을 고소한 것과 아나운서 협회로부터 피소를 당한 사실, 그리고 민사소송 과정에서 아나운서 협회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것 등에 대해 “죄송합니다”라고 공식 사과를 했다.
그의 사과를 이끌어 냈다는 것에서 ‘화성인’의 의도는 충분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어진 그의 고소, 고발에 대한 입장과 솔직한 발언들은 화술에 능한 정치인답게 능수능란했고, 세 MC를 쥐락펴락 했다.
전 지상파 방송 아나운서 출신인 김성주 또한 강 의원의 출연 내내 평소와 달리 어두운 표정이었고, “아나운서 후배들에게 ‘선배님 제대로 꾸짖어 주세요’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편치 않은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김성주의 발언에 “모든 일에 대해서 죄송한 마음뿐이다”라고 말하는 강 의원을 상대로 더 이상 속 시원한 질책은 이어지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독설에 능한 김구라와 “이 사람이!”라면서 출연자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던 이경규의 촌철살인의 멘트 또한 빛을 발하지 못했고, 국회의원 강용석이 고소와 고발을 이어가는 이유에 대한 일방적인 입장만이 방송 내내 이어질 뿐이었다.
이날 강 의원은 “정치는 60세 까지만 하고 이후 부동산 임대업을 할 생각이다”, “최효종씨를 고소한 후 국회에서 왕따가 됐다”는 등 다른 정치인이 보여주지 않았던 솔직함과 “다른 사람들은 단식과 투쟁으로 입장을 밝히지만 나는 고소와 고발로 내 입장을 밝힌다”며 “요즘 학교에서 자살을 하고 하는데, 그런 것들이 선생님에게 ‘고자질’을 하지 않아서 그렇다. 고자질이 나온다면 그런 사건을 미연에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며 황당하지만 설득력이 있는 주장을 펼쳤다.
강 의원의 솔직함과 고소, 고발에 대한 묘하게 설득력 있는 주장은 MC들에게 일체 빈틈을 주지 않았으며, 그는 ‘화성인’을 통해 ‘저런 정치인도 있을 수 있다’는 새로운 시각을 심어주기 충분했다.
물론 그의 파격 발언을 끄집어 낸 점에서 ‘화성인’ 제작진의 승리다. 하지만 이날 방송의 전반적인 흐름은 솔직함을 전면에 내세운 강용석 의원의 일방적인 이미지 쇄신이었다.
[사진 = tvN제공]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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