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새로운 강자의 등장. 그래서 그들의 전쟁은 더 뜨거워졌다.
2011 프로야구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의 주인공은 바로 이대수(한화)였다. 이대수는 .301 8홈런 50타점으로 유일한 '3할 유격수'로 이름을 남겼다.
견고한 수비를 자랑하는 유격수로 이미 정평이 났던 이대수는 3할 타율을 기록한 것이 지난 해가 처음일 정도로 강력한 타격을 펼치는 선수는 아니었다. 그래서 그가 지난해 최고 유격수 반열에 오를 것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사실 이대수의 수상은 애초부터 유력했음에도 막상 뚜껑을 열고 나니 김상수(삼성)와 치열한 경쟁을 펼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이대수는 총 유효표 306표 중 127표를 얻었고 경쟁자 김상수는 111표를 얻어 전 수상자를 통틀어 최소득표차로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다.
이대수 역시 지난해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것으로 만족하지 않는다. "(김)선빈이, (김)상수, (손)시헌이 형 등 특출한 유격수가 많은 만큼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열심히 훈련할 것"이라며 최고 유격수 자리를 사수할 것을 다짐했다.
이대수의 말처럼 국내 프로야구에는 공격과 수비를 갖춘 유격수가 즐비하다. 이들의 경쟁은 올해 더 가속이 붙을 전망이다.
이대수와 골든글러브 수상을 두고 경쟁을 펼쳤던 김상수는 삼성의 기동력을 리그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공신 중 1명이다. 지난해 삼성은 팀 도루 158개로 리그 1위였고 2위 두산(130개)보다 28차례 더 성공시켰다. 김상수는 도루 29개를 기록, 배영섭에 이어 팀 내 2위에 올랐고 128경기에 나서 타율 .287 2홈런 47타점을 기록했다. 4월 한 달 동안 타율 .209(67타수 14안타)로 부진했지만 5월 들어 타율 .292(72타수 21안타)로 살아나더니 6월에는 타율 .375(56타수 21안타)에 타점 16개를 쌓는 기염을 토했다.
김상수의 올해 목표는 실책을 줄이는 것이다. 지난해 실책 22개로 리그에서 가장 많았다. 2010년 101경기에서 실책 8개만 기록했던 것과 상반되는 수치다. 불필요한 상황에서 무리한 송구를 하는 등 지나치게 의욕적인 수비를 줄인다면 개수는 줄어들 수 있다.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김상수와 골든글러브 유력 후보로 떠올랐던 선수는 김선빈(KIA)이었다. 김선빈은 초반부터 돌풍을 일으켰다. 4월 한 달 동안 타율 .321(81타수 26안타) 1홈런 14타점 10도루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꾸준한 페이스를 이어가던 김선빈은 7월 5일 군산 넥센전에서 상대 타자 코리 알드리지의 타구에 얼굴을 강타당하며 코뼈와 잇몸뼈에 부상을 입었고 수술과 재수술을 받는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때문에 그는 98경기 출장에 그쳤고 규정타석 진입에 만족해야 했다.
또 한 명의 차세대 국가대표 유격수로 꼽히는 강정호(넥센)는 지난 시즌 초반 부진이 아쉽기만 하다. 4번타자로서 부담을 이기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 그가 4번으로 나섰을 때 타율은 .234에 불과했고 홈런도 단 1개 뿐이었다. 6번 타순에 고정되자 그는 타율 .329로 신바람을 냈다. 시즌 성적은 타율 .282 9홈런 63타점.
왕년의 최고 유격수였던 박진만(SK)은 새 둥지에서 주전으로 자리 잡은 것에 만족해야 했다. 100경기를 채웠고 타율은 .280이었다. 2차례 골든글러브 수상 경력이 있는 손시헌(두산)은 지난해 부상 여파로 두 달 가량 공백을 보이며 자존심을 구겼다. 지난해 5월 옆구리 부상을 입었던 손시헌은 타율 .282를 올렸지만 92경기 출장에 그쳤고 규정타석도 채우지 못했다.
이외에도 문규현(롯데)은 7월 타율 .423(52타수 22안타), 후반기 타율 .321로 올해 돌풍을 일으킬 수 있는 잠재 후보이며 유일한 좌타 유격수인 오지환(LG)은 지난 해 손목 부상으로 63경기에 나서는데 그쳤고 수비력에 의문 부호를 갖고 있지만 여전히 가능성을 지닌 선수로 평가된다.
[사진 = 지난해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포즈를 취한 김상수(왼쪽)와 이대수]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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