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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함상범 기자] 개그우먼 곽현화의 첫 느낌은 ‘긍정적인 에너지’였다. 활짝 핀 미소와 특유의 싹싹한 행동은 팬들에게 활력소를 안겨줬다. 그의 에너지는 인터뷰 내내 이어졌다. 질문 하나를 던지면 관련 에피소드부터 속마음까지 빠른 스피드로 마구 쏟아냈다. 설을 앞두고 에너지 넘치는 곽현화의 인생을 들여다봤다.
“아나운서를 하기엔 내 에너지가 너무 과도해요”
게임방송으로 데뷔한 곽현화는 지난 2007년 ‘미모의 개그우먼’이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낳으며 KBS 공채 개그맨에 입성했다. 이후 KBS 2TV ‘개그콘서트’를 접고 수학책을 내는가 싶더니, 다이어트 식품 CEO란다. 최근에는 손바닥 TV에서 ‘보톡스 시술’을 공개해 화제를 모으더니, 드라마 ‘사랑과 전쟁’에서 불륜녀로 섹시함을 과시했다. 그는 자신의 다양한 행보의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새로운 것, 쇼킹한 것, 튀는 것을 좋아해요. 그런 걸 즐기는 편. 일단 저질러 보는 스타일이에요. ‘안 되면 말고’라는 생각으로. 우리 학교(이화여대)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MC나 아나운서를 도전하는데 아나운서를 하기엔 내 에너지가 너무 과도해요. 집에서도 이상한 분장하고 셀카 찍거나, 할로윈 때 코스프레 하는 걸 좋아해요. 좀 이상하게 볼 수도 있겠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해 의식할 필요는 없다고 봐요.”
그를 처음 봤을 때 ‘배우만큼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예쁜 개그우먼들이 많이 등장했지만 곽현화가 ‘개그콘서트’에 나올 때는 생소한 이미지였다. 웃기지 않은 얼굴로 어떻게 높디높은 KBS 공채 개그맨 장벽을 넘어섰을까?
“오디션 당시 ‘패션7080’이 유행이었어요. 박준형, 오지헌, 정종철 선배들이 빨간 내복을 입었었죠. 그래서 콘셉트를 잡은 게 ‘돌+아이 여교수’였어요. 비방용 질문을 내고 맞추면 상을 주는 형식이었어요. 겉모습은 곱게 메이크업을 하고 겉옷은 교수처럼 깔끔하게 입었는데 속에 빨간 내복을 입었어요. 마지막 퀴즈가 끝나고 상을 준다면서 옷을 확 벗어 빨간 내복을 보여줬어요. 선배님들, PD님들 다 ‘빵’터졌어요. 빨간 내복으로 ‘올킬’했죠.”
준비도 없는 상황에서 재능만으로 단숨에 붙어서일까. ‘개그콘서트’ 생활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노출’로만 화제를 모았고, 개그우먼으로서는 화제만큼 인정받지 못했다. 결국 개그우먼 생활을 포기하고 방송으로 눈을 돌렸다. 뭐가 가장 힘들었냐고 물어봤다.
“코미디가 참 어려웠어요. 함축된 뭔가를 만들어내야 하는데 아이디어가 많지도 않았어요. 코미디는 ‘아이디어과’와 ‘연기과’가 있는데, 아이디어는 없고 게다가 웃긴 외모가 아니다 보니 내가 주체가 돼서 웃긴 역할을 못 맡았어요”
“주로 아이디어 짠 사람이 웃긴 역할을 하거나 정말 웃기게 생긴 사람이 웃긴 역할을 맡아요. 내 자리가 없는 거죠. 그래도 받쳐주는 역할은 정말 열심히 했어요. ‘우리 병만이가 달라졌어요’ ‘300’ 등등. 그래도 주체가 아니니까 임팩트가 없었죠. 한번은 작정을 하고 6개월 동안 아이디어를 짜서 내보였는데 그래도 안 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지쳤고, 원래 MC를 했다보니 방송으로 눈이 가더라고요. 운대가 맞아서 한 번이라도 터졌다면 계속 했을 거예요”
이내 그는 특유의 에너지를 뿜으며 “그래도 최효종, 허경환, 박영진, 박지선 등 동기들이 잘 되는 거 보면 기뻐요”라고 미소를 지었다.
개그의 한을 풀지 못한 그의 가슴엔 연기에 대한 갈증이 항상 있었다. 하지만 개그우먼 출신이라는 이력은 그의 캐릭터에 제한점을 가져왔다. 주인공의 친구나 비서 수준이었다. 호흡이 긴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 때 마침 ‘사랑과 전쟁’에서 캐스팅 제의가 들어왔다.
“고민 정말 많이 했죠. 1시간 정도 몰입해서(웃음). 불륜 연기라도 제대로 된 연기를 보여준다면 멋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했어요. 잘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어요. 그래서 동대문에 직접 가서 옷도 골랐어요. 호피 무늬 원피스는 그 때 산 옷이에요.”
그의 연기에 비난 보다는 호평이 훨씬 더 많았다. 또 많이 배웠단다. ‘사랑과 전쟁’ 출연은 일거양득이었다고. 곽현화는 “평도 좋았고, 많이 배웠어요. 모니터를 하다보니까 내 문제점도 많이 알게 됐고, 애정신에서 예쁘게 나오는 법이나, 카메라 각도 등등 많은 걸 체득했어요”라고 말했다.
“만약 노출이 있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제의가 들어온다면 출연하겠냐”고 질문했다. 그는 잠시 고민하더니 “적절한 수위면 할 것 같아요. 더 중요한 건 노출신이 타당하냐는 거죠. 근거 없는 노출신이 많은 작품이라면 못 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2012년의 시작점에서 곽현화는 어떤 임진년을 꿈꾸고 있을까? “얼마 전에 사주를 봤는데 올해 대박이래요. ‘곽현화의 해’라고 하더라고요. 정말 사고 한번 치는 해가 됐으면 해요. 스캔들이 아닌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하는 사고. 재밌는 2012년을 기대해요.”
[한복 협찬 = 박술녀 한복]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함상범 기자 kcabu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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