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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ABC 뉴스 한국지국장 조주희가 모 대통령 취임식 당시 있었던 일화를 공개했다.
26일 방송된 MBC '주병진 토크 콘서트'에는 조주희와 한경희생활과학 대표 한경희, 미 초대형 은행 웰스파고 아시아지역 무역금융 담당 박혜아가 출연했다.
이날 조주희는 워싱턴포스트에서 근무하던 시절을 회상하며 "모 대통령께서 취임을 하셨는데, 첫 인터뷰를 우리 회사에서 가기로 했다. 외신과의 첫 인터뷰라 본사 사장과 아시아지국장, 저까지 셋이서 인터뷰를 하는 거였다. 그런데 바로 전 날, 청와대에서 저만 들어오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왜 그러냐'고 하니까 적당한 이유는 없고, '두 명만 들어와서 질문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저는 왜 그랬는지 알고 있었다. 그 당시만 해도 외신 기자라고 하면 노란 머리에 키가 큰 미국 남자를 상상을 했다"며 "당일 날 아침에도 계속 실랑이를 했다. 아시아지국장이 저와 함께 가겠다고 해서 우여곡절 끝에 들어갔다. 하지만 테이블이 아닌 양 쪽 벽에 비서관들이 앉는 자리에 앉으라고 했다. 제 의자를 마련하지 않고 뒤에 가서 앉으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조주희는 "그 순간 내가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는데 '내 자리는 여기'라며 의자를 마련해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관계자가 키 큰 사람이었는데 절 내려다 보면서 '쉿' 소리를 내며 어른이 어린아이 야단치듯 했다. 그 순간 정말 민망하고 화도 났지만 진정해야 했다. 너무 창피하기도 했다. 주변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며 해당 관계자의 이름을 밝힐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한 "아시아지국장도 화가 났다. '우리 동료고 워싱턴포스트 조주희 기자는 여기 앉을 자격이 있다. 아니면 우리 모두 인터뷰 안하고 나가겠다'고 했다. 홍보를 담당하는 다른 사람이 와서 설명하는 순간, 대통령이 온다고 하더라. 갑자기 아수라장이 됐고, 누군지 모르겠는데 의자를 갖다 줬다"고 밝혔다.
이어 "결국 앉아서 인터뷰를 잘했지만, 밖에 나와 차를 기다리고 있는데 등골이 오싹하면서 식은땀이 흐르더라. 실수를 한 건가 싶었다. 사장이 어떻게 생각했을까 걱정이 됐다. 그러나 사장이 내 어깨를 치면서 '한국에서 여자가 일을 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이제 알았다. 우리 기자를 보면서 이렇게 자랑스러웠던 적이 없었다'고 얘기해줬다. 기분이 다시 좋아졌다"며 천국과 지옥을 오갔던 순간을 떠올렸다.
끝으로 조주희는 "'내가 이런 편견과 한국에서 싸우고 있구나'란 생각을 했다"고 덧붙이며 이야기를 마쳤다.
[조주희. 사진 = MBC 화면 캡처]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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