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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잠실 조인식 기자] 당분간 LG 트윈스에 고정 마무리는 없다.
LG 김기태 감독이 당분간은 특정 선수를 마무리로 고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김 감독은 1일 잠실구장에서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당분간 마무리는 그때 그때 상황에 맞추겠다"고 말했다. 시즌 초 마무리로 낙점됐던 외국인 투수 레다메스 리즈가 중압감을 견뎌내지 못한 이후 LG의 마무리는 무주공산이 됐다.
김 감독이 말한 상황이란 시즌초의 표적선발처럼 특정 선수가 특정 팀을 상대로 마무리로 나선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보다는 매 경기의 흐름에 맞게 활용할 수 있는 선수를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하지만 상대 타선에 얽매여 좌투수 혹은 우투수를 고집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즌 초부터 김 감독은 상대 타자에 얽매이지 않는 불펜 운영을 해왔다.
김 감독이 현 상황에서 마무리를 지명하지 않은 것은 무엇보다 마운드에 오르는 선수의 마음을 가볍게 하려는 의도가 크다. 김 감독 스스로 밝힌 이유가 "선수가 부담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할 만큼 선수가 받는 정신적 압박이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최근 떠오르고 있는 '봉중근 마무리설'에 대해서도 김 감독은 판단을 보류했다. 다만 지금은 아니라는 입장은 확실히 취했다. "봉중근은 언젠가는 (선발이든 마무리든)해야할 선수지만, 부담감을 주고 싶지는 않고, 그럴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라는 한 마디로 김 감독은 의견을 정리했다. 팀 사정은 급박하지만 선수로 하여금 무리하게 페이스를 올리지 않게끔 하려는 것이다.
LG의 마무리 자리는 리즈가 무너지며 공석이 됐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불펜 재건의 키는 리즈가 쥐고 있다. 현재 1군과 동행하며 훈련을 소화하고 퓨처스 경기에 등판해 컨디션을 조절 중인 리즈는 1군에 돌아오면 선발로 던지게 된다. 지난해 했던 것처럼 선발의 한 축을 책임져준다면 투수 운용의 폭은 더욱 커진다. 가용 자원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많은 이닝을 소화했던 리즈가 선발로 제 모습을 찾는다면 마무리로 '부적합 판정'을 받은 선수를 준수한 선발투수로 바꾸는 것과 마찬가지가 된다. 마무리로 실패했던 것이 전화위복이 되지 말란 법도 없다.
[LG 김기태 감독.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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