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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민기자]“최고의 밴드 실력 돋보이지 않는 '탑밴드2', 오디션 프로그램과 다른게 뭔가?"
유명 인디밴드들이 대거 출연한 ‘사상 최악’의 밴드 서바이벌 프로그램 KBS 2TV ‘TOP밴드 시즌2’(이하 탑밴드2)가 5일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이날 첫 방송된 ‘탑밴드’2에서는 1차 동영상 심사를 통과한 99개 팀의 2차 트리플 토너먼트가 펼쳐졌다. 이날 방송에 공개된 팀은 총 15팀으로 총 5라운드의 경연이 펼쳐져 트랜스픽션, 데이브레이크, 마그나폴, 장미여관, 예리밴드가 승리했고, 학동역 8번 출구, 4번출구, 시베리안 허스키가 심사위원의 구제해 주는 탑 초이스로 선정, 총 8팀이 3차 경연에 진출하게 됐다.
우승후보로 거론됐던 슈퍼키드가 최악의 조인 1조에 편성돼 트랜스픽션과 맞붙어 탈락하는가 하면, 예리밴드가 인디신 최고 밴드 중 하나인 시베리안 허스키를 누르는 이변까지 연출됐다.
하지만 이날 ‘탑밴드2’의 첫 방송은 2.3%(AGB닐슨미디어리서치집계, 전국기준)로, 이는 지난 시즌 1의 5%대 보다 낮다. 물론 방송 날이 어린이날 연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하락은 예상됐지만 밴드 인지도에서 비교할 수 없다는 점에 기대 이하의 시청률이다.
그 이유는 두 가지로 풀이 할 수 있다. 먼저 밴드 음악에 대한 대중의 낮은 인지도다. 한국 음악 시장의 90% 이상은 아이돌이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씨엔블루나 FT아일랜드가 밴드 음악을 표방하고 있지만 엄밀히 말해 기획형 아이돌 가수에 가깝다.
자극적인 의상과 안무로 시청자의 눈을 사로 잡는 아이돌 가수에 비해 강렬한 디스토션 사운드와 가슴을 때리는 드럼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밴드 음악은 2012년 음악시장에서 대중적인 코드는 아니다.
또 다른 이유는 이날 방송이 ‘밴드 음악’의 모든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물론 한정된 방송 분량 하에 99명이라는 인원을 다 내보낼 수는 없다. 하지만 이날 방송에서 ‘탑밴드2’ 제작진은 보컬파트에만 치중하는 방송을 보여주는 경향이 컸다.
밴드음악은 노랫말을 전달하는 보컬 뿐만 아니라 기타, 건반 같은 멜로디 파트와 베이스, 드럼의 리듬 파트의 실력 또한 중요하다. 하지만 ‘탑밴드2’에서는 방송분량 때문이었을까? 기타 솔로 등 악기 파트의 활약은 방송을 통해서는 보이지 않았다.
‘탑밴드2’ 2차 경연은 한팀 당 2곡을 부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방송을 보는 시청자는 이를 느낄 수 없었다. 다만 심사위원 멘트로나 악기 파트의 활약을 간접체험 하는 정도에 그칠 뿐이었다.
물론 시즌 1의 경우 아마추어 밴드를 상대로 했기에 연주력은 과외로 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시즌 출연팀의 경우 연주력이라면 둘째 가라면 서러울 팀들이다. 최고의 연주자들을 불러 놓고 정작 보컬만 비춰주는 셈이다.
이는 밴드 음악을 사랑하는 리스너들이 지상파 음악 방송에 밴드가 등장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이유와 일맥상통한다. 생방송을 이유로 기타에 코드 혹은 와이어리스 장치도 꽃지 않고 기타치는 흉내만 내는 속칭‘에어기타’가 난무하는 말도 안되는 현실과 다를 바 없다.
물론 첫 방송된 ‘탑밴드2’가 물론 계속 이 같은 방식으로 경연을 하는 것은 아니다. 오는 5월 12일 예정된 3차 300초 경연, 4차 조별리그전, 5차 토너먼트(꼴찌탈락)를 거치면 6차는 생방송 결승으로 진행된다. 출연팀이 줄어들면서 방송 비중 또한 늘어나면서 한 곡을 온전히 보여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탑밴드2’의 이번 시즌에 대한 기대가 큰 이유는 ‘제대로 된 밴드 음악’을 대중에게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음악시장 한 구석으로 밀려난 밴드 음악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첫 방송된 '탑밴드2'는 최고의 요리사를 모아 놓고 대중이 좋아하는 '라면'을 끓여보라 하는 꼴이었다. 그것도 기존 음악방송의 틀에 맞춘 화면 연출과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이 수도 없이 써왔던 '감동'과 '화제성'이라는 눈요깃거리에 치중하기도 했다.
밴드를 위한 제대로 된 서바이벌 '탑밴드2'를 기대해 본다.
[최악의 탈락을 경험한 슈퍼키드. 사진 = KBS 2TV 방송화면 캡쳐]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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