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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두선 기자] 영화 '파수꾼'에서 우정에 대해 갈망하던 기태, 영화 '고지전' 속 악어를 외치던 중대장,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첫사랑의 풋풋함을 전하던 승민. 스크린에서 존재감있는 연기로 입지를 다진 배우 이제훈(28)이 SBS 월화드라마 '패션왕'(극본 이선미 김기호 연출 이명우)을 통해 안방극장 신고식을 무사히 마쳤다.
이제훈은 지난달 22일 종영한 '패션왕'에서 사랑과 성공을 쫓는 재벌 정재혁으로 열연했다. 지극히 현실적인 ‘패션왕’에서 정재혁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여 공감대를 이끌어냈고 배우 이제훈의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주는데 공헌을 세웠다.
이제훈은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진행된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패션왕'을 마친 특별한 소감을 전했다.
"처음으로 미니시리즈 주연을 맡아 한 작품이라서 그런지 이제훈이라는 배우에게 있어 작품의 의의가 굉장히 커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TV 매체를 통해 연기한다는 것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는데 그런 부분들을 극복할 수 있는 시간들이었어요. 그간 영화에 익숙한 배우로 봐주셨는데 '패션왕'을 통해 편견을 깰 수 있었어요."
'올해의 영화상' 신인상, '대한민국 문화연예대상' 영화부문 신인연기상,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 '영평상' 시상식 남자 신인상, '대종상 영화제' 신인남우상, '부일 영화제' 신인 남자연기상. 이제훈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크고 작은 시상식을 통해 무려 6개의 신인상을 싹쓸이했다. 그가 걱정했던 '영화에 익숙한 배우'라는 편견은 그만큼 연기를 잘했기 때문에 따라온 행복한 고민이었다.
"저는 처음 무대연기부터 배웠고, 일일드라마를 통해 브라운관을 경험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좋은 작품으로 다가가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했어요. 한쪽으로 치우치면 헤어나오지 못하고 외골수가 됐을 텐데 행운아인 것 같아요. 저한테는 분명히 체력적인 면에 있어 힘든 과정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잘한 선택이었어요. 어떤 배역이라도 시청자들에게 익숙하게 다가갈 수 있다면 바랄 게 없어요."
그의 말처럼 이제훈은 '패션왕', 영화 '건축학개론', '점쟁이들'까지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가리지 않고 쉼없이 달려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훈은 피곤한 기색은커녕 활기찬 모습이었다.
"체력이 가장 문제였던 것 같아요. '건축학개론', '점쟁이들'까지 찍고 이에 맞물려서 드라마 촬영이 강행되서 걱정이 많았지만 각오했었어요. 드라마 환경은 알려진대로 많은 스태프들과 배우들에게 녹록치 않은 시간들이었지만 잠 못자고 대본 열심히 외우는 모든 과정이 행복했어요."
"성공에 대한 욕망과 야욕, 사랑에 크게 갈등한다는 인물이라는 점이 크게 매력적이었어요. 집안 배경이나 살아왔던 모습들도 분명히 매력이 있었지만 자신의 일과 사랑에 있어서 갈등하는 모습을 연기하게 된다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도전해보고 싶었던 생각이 컸어요."
항간에서는 찌질하고 어설픈 주인공 강영걸(유아인)보다 정재혁이 불쌍하다는 평이 있었다. 극이 진행될수록 정재혁이 가진 부는 아무 것도 아니었다. 그 안에서 갈등하는 인물의 마음은 더 이상 부러움의 대상이 아니었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구애를 받아주지 않을 때, 그때가 정재혁으로서 가장 상처가 되고 힘든 순간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아마도 그 순간이 가장 불쌍하게 느껴지지 않았을까요. 드라마 특성상 4명의 인물들 모두 각자 사랑에 대해 상처받을 때 자신이 가장 초라하고 불쌍하다고 생각했을 것 같아요. 자기가 원하는대로 사랑을 주지도 못하고 받지도 못하는 경험은 모든 사람에게 아플 수밖에 없죠."
인터뷰 내내 '패션왕'에 대해 진지하고 솔직하게 말하는 그를 보면서 작품과 극중 인물 정재혁에 대한 특별한 애착을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회 방송 이후 갑자기 죽은 영걸에 대한 애청자들의 불만에 대해 이제훈의 생각을 들어봤다.
"죽음에 대한 많은 추측들이 포함되어 있다면 열린 결말도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 좀더 친절하게 설명할 수 있었던 부분들도 시청자들의 몫으로 남겨놓은 것인데 의견이 분분하지만 지금까지 시청하셨던 분들은 어느 정도 해석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요. 저도 시청자분들께 어떻게 보셨는지 가능성을 한번 여쭤보고 싶었어요. 가영이(신세경) 죽였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것은 시청자 반응보고 알았어요."
['패션왕' 종영 인터뷰에 나선 이제훈.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최두선 기자 su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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