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훈, "예능출연 해 소탈한 모습 보여주고파" (인터뷰②)

[마이데일리 = 최두선 기자] 배우 이제훈(28)은 화려했던 스크린 스타의 옷을 벗고 SBS 월화드라마 '패션왕'(극본 이선미 김기호 연출 이명우)을 통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가 맡은 정재혁은 매력적이고 도도한 패션 디자이너 안나(권유리)와 초반 로맨스를 형성했지만 극이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가영에게 마음을 줬다. 그의 심리변화는 극 말미에 이르러 사랑에 갈망하는 처절한 모습으로까지 나타났다.

"정재혁은 가영이에 대한 사랑 때문에 크게 갈등했어요. 어떻게 하면 좀더 힘든 상황에 놓여서 사랑에 대해 많이 갈등 하는구나 라는 것을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 많이 했어요. 재혁은 안나에 대한 사랑도 가지고 있었고 연민도 있었죠. 일을 하고자 함에 있어서 그 사람이 필요했던 것 같아요. 그 사람이 처음에는 재혁의 전부였지만 가영이란 인물이 불쑥 찾아와 당황스럽게 한 것 같아요. 저도 연기를 통해 처음 경험해봤던 순간들이에요. 재혁이는 가영을 자기도 모르게 좋아하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이제훈은 극중 리얼한 만취연기로 화제를 모았다. 그는 안나의 사무실 오픈 축하파티에 만취된 상태로 들어와 온몸을 던져 술 취한 연기를 소화했다. 그의 연기를 본 일부 네티즌은 "진짜 술 취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일 정도였다.

"연기에 있어 영화든 드라마든 리얼리티가 많이 반영되서 그것이 현실처럼 느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정재혁이란 인물의 진짜 모습을 리얼하게 표현하고 싶었어요. 물론 멋지게 사랑표현을 할 수도 있었겠지만 이미 바닥까지 친 정재혁이란 인물의 잃을 것 없는 심리를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 순간만큼은 아무 것도 가진 것 없는 사람처럼 보였으면 했어요. 술에 취해 바닥에 쓰러진 그 순간이 정재혁에게는 최악의 순간이었겠죠."

안나와 가영이에게 마음을 줬던 정재혁. 이제훈이 실제 정재혁이라면 안나와 가영 두 사람 중 누구를 선택할지 궁금했다.

"저는 연기를 했지만 진짜 갈등을 느끼면서 표현을 했어요. 사랑은 가영에게 치우쳤지만 안나를 미국에서 데려온 것 때문에 그 사람을 지켜줘야겠다는 책임감이 있었거든요. 10회 정도까지는 가영을 사랑하지만 안나와도 잘해봐야겠다는 생각이 정재혁에게 분명히 있었던 것 같아요. 누군가를 보호해주고 책임져야하는 의무감이 안나라는 인물을 보면서 갈등으로 나타났던 것이죠. 실제로는 둘다 착하고 매력적이에요. 실제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참 좋겠네요(웃음)."

걸그룹 소녀시대 멤버 유리는 '패션왕'을 통해 본격 연기도전에 나섰다. 첫 연기도전에 나선 유리의 존재는 '패션왕'의 관전포인트 중 하나였다. 호평도 혹평도 없었던 유리의 연기, 그녀와 호흡을 맞춘 이제훈은 유리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유리씨 본인이 연기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어요. 많은 선배들과 동료 연기자에게 솔직하게 신에 대해 물어보고 체크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연기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상황이 어떻게 될지 끊임없이 고민했죠. 유리씨 모습을 보고 오히려 제가 배웠어요. 제가 이렇게 적극적이었던 때가 있었나 싶더라고요. 항상 배우고 많이 물어보고 깨우칠 수 있는 순간들이 필요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유리씨는 이번 작품을 통해 일취월장할 것 같아요."

이제훈은 '패션왕' 공식홈페이지에 촬영 중 댄스 삼매경에 빠진 모습이 공개되면서 큰 화제를 낳았다. 팬들은 조용하고 카리스마 넘칠 것만 같았던 이제훈의 의외의 모습에 즐거움을 표시했다. 이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문득 그가 예능프로그램에 나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팬 여러분들께서 제 작품 외 모습을 보고싶어하셔서 쇼 프로그램, 예능에서 제안을 주시는데 걱정이 많아요(웃음). 과연 영화, 드라마에서의 배역이 아닌 제 진짜 모습을 좋아해주실까 하는 의문도 있고요. 잘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있죠. 그래도 저는 할 겁니다. 계획을 가지고 있어요. 팬 분들께서 원하시면 할 의향이 있어요. 제 모습을 소탈하게 보여드리고 싶어요."

인터뷰 말미 이제훈에게 어떤 배우로 남고싶냐는 질문을 했다.

"좋고 긍정적이면 다 좋을 것 같아요. 무엇보다 저 친구가 나오면 작품이 궁금하고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배우가 되고싶어요. 지금 이렇게 연기하고 있는 제 모습을 볼 때 배우를 선택하고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 옳았다는 판단이 들어요. 이 모든 것들이 지속적으로 될 수 있게 더 열심히하고 나태해지지 않도록 매순간 최선을 다해 연기하는 것이 제 몫이죠."

['패션왕' 종영 인터뷰에 나선 이제훈.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최두선 기자 su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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