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원상아 잠은 잘 잤냐.” “예 잠 잘 오던데요.”
올 시즌 유원상은 LG 특급 불펜으로 거듭났다. 마무리 봉중근에게 리드 상황을 넘겨주는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지난해 34경기에 나섰던 그는 올 시즌 31경기서 11홀드를 따내며 팀내 최다 홀드를 기록하고 있다. LG 김기태 감독도 유원상에 대한 믿음이 대단하다.
유원상은 12일 잠실 SK전서 5-2로 앞선 8회에 등판했다. 그러나 4타자를 상대로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3피안타 1볼넷 4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유원상의 부진으로 LG는 SK에 믿을 수 없는 역전패를 했다. SK 이만수 감독은 “유원상의 볼이 어제 좀 좋지 않았다”라고 평가했다. LG는 이날 패배로 선두 SK와의 승차를 좁힐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그러나 하루 뒤 만난 김기태 감독과 유원상은 개의치 않는 분위기였다. 심지어 유쾌한 모습을 보여 기자들을 웃음 폭소탄에 빠뜨렸다. 김 감독은 경기 전 훈련을 마치고 덕아웃으로 들어오던 유원상에게 “원상아 이리와 봐라”라고 웃으며 말하더니 “어제 잠은 잘 잤냐”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특유의 주먹과 손가락을 부딪치는 세레모니를 하며 친근함을 과시했다.
유원상도 밝은 표정이었다. “어제 잠이 빨리 왔어요. 전 아무렇지도 않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감독이 “어제 자기 전에 전화라도 한 통 하지 그랬냐”라는 말에 “나중에 카톡(카카오톡) 드리겠습니다. 즐거운 인터뷰 되십시오”라고 말해 기자들을 웃게 했다.
김 감독은 “오승환도 잘 던지다가 무너지는 날이 있다. 원상이도 그런 날이었다”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계속해서 “감독이 그런 상황에서도 풀어가는 능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해 유원상의 부진을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비록 LG는 12일 뼈아픈 패배를 맛봤지만, 이런 모습만 봐도 올 시즌 팀이 하나로 똘똘 뭉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김 감독과 유원상의 이른바 유쾌한 ‘패전 뒷풀이’였다.
[유원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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