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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두선 기자] "마취에서 깨면서부터 후회했다. 고통의 크기보다 기간 때문에 더하다. 아픔이 정말 심각한데 그 아픔이 너무 길고 끝나지도 않는다. 진통제를 먹어도 아픈 게 끝나지 않는다. 2~3주 동안 잠도 못자고 앞으로 숙이지도 못하고 뒤로 눕지도 못했다. 앉아서 눈만 멀뚱멀뚱 뜨고 있는데 계속 눈물만 났다."
얼핏 보면 심각한 판정을 받은 중환자의 고백처럼 보인다. 이는 개그맨 겸 뮤지컬 연출가 백재현이 지난 11일 오후 방송된 MBC '기분좋은 날'에서 양악수술에 대해 고백한 말이다. 그는 최근 양악수술과 40kg 넘는 피나는 감량으로 새 삶을 찾았다.
잘생겨진 외모, 활발한 방송활동으로 행복할 것 같았던 백재현의 고백은 예상외로 아픔의 고백이었다. 수년간 대중 앞에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설 날을 학수고대하며 고통을 견뎌왔던 그의 컴백이 고통의 시간을 고백하는 장으로 변모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의 양악수술은 지난 5일 다이어트 성공으로 눈에 띄게 변한 그의 사진이 공개되면서 주목받았다.
백재현은 지난해 2월 118kg이던 당시 한 대학병원 의사로부터 당뇨병 경고를 받고 체중감량을 시작했다. 초반 그의 감량은 체계적인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진행되지 않았다. 평소 다이어트는 엄두조차 내지 못한 그였기에 다이어트는 위밴드 수술 등 의술에 의존됐고 심각한 부작용이 이어졌다.
결국 그는 매일 2시간씩 운동에 전념했고 피나는 노력으로 40kg을 감량하게 됐다. 그는 "운동을 시작하면서 막연하게 '살이 빠지면 4~5가지가 좋아질 것이다'고 생각했다. 40kg가량 감량하고 나니, 생활 자체가 달라졌다. 의욕적으로 일을 할 수 있게 됐고, 생활에 자신감이 붙었다. 세상을 보는 눈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라이프스타일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성형고백도 이어졌다. 백재현은 양악수술에 대해 알게된 후 수술을 심각하게 고민했다고 한다. 주변의 만류, 양악수술이 가진 위험성 등에 심각하게 고민하던 그의 결심을 도와준 것은 사람들의 부정적 시각이었다.
백재현은 "돼지 새끼!", "너처럼 못생기기도 힘들다", "방송국에 아부해 돈 벌려는 수작", "너무 못생겨서 관심을 못 받으니 이렇게라도 관심 받고 싶었느냐", "나가 죽어라!" 등의 악성 댓글을 보고 "'못생긴 사람은 실수조차 그 원인이 못생겨서인가?'라는 생각이 들면서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렸고 자살 충동까지 느꼈다.
그는 "죽을만큼 이 순간이 힘들고 괴롭다면, 스스로를 위안하면서 변화의 계기가 필요했다. 양악수술을 결심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양악수술 후 '인상이 부드러워졌다'는 말을 듣게 됐다. 애초에 '양악수술을 하면 눈, 코도 함께 수술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는 의사의 권유로 5월에 눈과 코의 성형수술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앞서 양악수술을 통해 예뻐진 외모를 공개한 연예인들은 다수다. 이들의 양악수술 고백은 심미적 효과에만 치우쳐 이면의 고통은 감춰진 경우가 많았다. 이들의 양악수술 결정이 고민없이 이뤄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병원 원장과 찍은 사진들, 예뻐진 외모만을 부각한 홍보방법은 양악수술에 대한 위험성을 간과하게 했다.
한 사회의 미적 기준의 척도로 평가받는 연예인들의 행동, 그리고 미적 가치관은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무분별한 성형수술에 일조했을 가능성이 크다. 한 성형외과 전문의는 "양악수술은 굉장히 큰 수술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선택해야 하는 수술이다. 단순히 심미적인 목적으로 하는 것 보다는 진짜 필요한 사람들 기능적으로 치료하면서도 동시에 심미적 효과를 얻는 것이 맞다"라고 그 위험성을 공개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백재현의 고백은 달랐고, 그가 왜 잘생긴 외모를 추구했는지 대중들은 이해했다. 죽음의 고통을 이겨낸 그는 "다른 대한민국에 산다"며 "장동건이 사는 대한민국과 내가 살던 대한민국은 달랐다. 불편하지 않은 외모에 대해 이렇게 친절한지 몰랐다"고 고백했다. 외모지상주의와는 거리가 있었던 백재현의 변신과 그의 솔직한 고백에 대중들은 백재현의 외면보다 내면에 집중하고 있다.
[양악수술에 대해 고백해 화제를 모은 뮤지컬 연출가 겸 개그맨 백재현. 사진 = 백재현 소속사 제공, MBC 방송화면 캡처]
최두선 기자 su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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