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롯데 양승호 감독이 향후 롯데 포수진 운영이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양 감독은 17일 목동 넥센전을 앞두고 “용덕한이 장성우가 돌아온 뒤에도 살아남을 수 있다. 장성우가 경험이 풍부한 포수가 아니다. 용덕한을 1~2년을 보고 영입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 강민호에 대한 높은 의존도, 장성우의 군입대
롯데의 주전포수는 강민호다. 강민호는 1985년생으로 아직 젊고, 1군 풀타임 경험도 꽤 많다. 국제 경기 경험도 차곡차곡 쌓고 있고 공격력도 출중하다. 내년 시즌을 풀타임으로 뛴다면 FA 자격도 얻는다. 롯데는 최기문 배터리코치의 은퇴 후 강민호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게 약점이었다.
롯데는 지난 2009년 경남고를 졸업한 장성우를 영입했다. 장성우는 아직 기량이 만개하지 못했지만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롯데는 일찌감치 강민호의 대를 이을 수도 있는 장성우를 올 시즌을 앞두고 경찰청에 보내 군복무를 하게 했다. 롯데는 강민호가 FA가 된 이후 재계약을 하고, 장성우마저 제대 후 기량을 꽃피운다면 그야말로 향후 10년은 걱정 없는 포수진을 구축할 수 있다.
▲ 이상과 현실은 다르다, 양승호 감독의 한수 용덕한
그러나 이상과 현실은 다르다. 양 감독은 “장성우가 1군에서 검증된 게 있나? 풀타임을 뛴 적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장성우가 제대한 뒤 용덕한에게 밀릴 수도 있다. 그건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양 감독은 그만큼 롯데 포수진의 상황을 심각하게 바라봤다.
올 시즌 롯데가 공을 들이고 있는 윤여운, 김사훈, 변용선 등은 아직 성장 속도를 점치기가 어렵고 매 경기 접전을 펼치면서 강민호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높아졌다. 17일 현재 강민호가 443⅔이닝으로 리그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고, 두산 양의지(343⅓이닝)에 비해 무려 100⅓이닝이나 더 오래 포수 마스크를 썼다. 더구나 최근 강민호는 홍성흔의 갈비뼈 부상으로 인한 4번타자 중책을 맡고 있다. 어떻게든 강민호의 부담을 줄일 필요가 있었다.
때문에 롯데는 포수자원에 여유가 있는 두산에서 용덕한을 영입했다. 용덕한은 올 시즌 3경기만 나섰고 2004년 입단 후 2009년 79경기에 나선 게 단일 시즌 최다 출전이지만, 통산 307경기에 나섰고, 큰 경기 경험도 많다. 양 감독은 “용덕한은 수비와 투수리드가 검증된 포수다. 장성우보다 경험도 많다”고 말한 뒤 “아직 나이도 32세다. 1~2년이 아니라 5년 이상 활용할 수 있다. 미래를 내다본 결정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롯데 포수진 지각변동 예고
양 감독은 “용덕한의 가세 이후 포수진 운용을 어떻게 할 것인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면서도 “민호가 지명타자로 들어갈 수 있으니까”라고 여운을 남겼다. 강민호의 체력 안배 겸 그의 장점인 공격력 극대화를 위해 때로는 강민호를 지명타자로 내세우고 용덕한을 주전 포수로 내세울 수도 있음을 뜻하는 것이다. 홍성흔이 지명타자로 돌아올 경우에도 용덕한은 경기 후반 수비 보강 차원에서 심심찮게 투입될 수 있다. 양 감독의 선수 운용 선택지가 늘어나는 셈이다.
양 감독은 “1군 포수 엔트리를 2명으로 할 것인지 3명으로 할 것인지도 결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는 강민호, 용덕한 외에 김사훈, 변용선 등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해보겠다는 의미다. 물론 용덕한과 롯데 투수들과의 호흡, 적응 등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양 감독은 “용덕한이 내일(18일) 선수단에 합류한다. 그때 모든 것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용덕한의 가세로 롯데 포수진 운영 및 경쟁은 가깝게는 현재, 멀리는 5년 뒤의 상황도 점칠 수 없게 됐다. 지각변동이 시작될 조짐이다.
[롯데가 영입한 용덕한의 두산 시절(위), 경찰청에서 뛰고 있는 장성우의 롯데 시절(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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