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수원의 멀티맨 이용래의 산토스 봉쇄가 제주전 무승부로 빛이 바랬다.
이용래는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16라운드에 선발 출전해 수원의 1-1 무승부에 힘을 보탰다. 이날 수원은 제주 송진형의 자책골로 앞서갔으나 후반에 자일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
수원 4-3-3 포메이션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이용래는 제주의 ‘가짜 9번’ 산토스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일대일 대인 마크를 펼쳤다. 산토스가 측면으로 빠지면 측면으로, 중앙으로 이동하면 중앙으로 그를 쫓았다. 덕분에 산토스는 경기 내내 이렇다 할 찬스를 잡지 못했다.
올 시즌 제주 공격의 핵심은 산토스다. 16경기에 나서 7골 7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산토스는 전방과 후방을 오가며 상대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능력이 뛰어나다. 이날도 박경훈 감독은 “가짜 9번은 산토스다”며 수원전 필승 카드임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한 수원 윤성효 감독의 대답은 멀티 플레이어 이용래였다. 윤성효 감독은 경기 전 “이용래에게 산토스 수비를 지시했다”며 이용래의 활용법을 공개했다. 이용래는 기본적으로 홀딩 역할을 맡았지만 최우선 목표는 산토스 견제였다. 그리고 그 임무를 완벽히 해냈다.
또한 이용래는 수원에 선제골을 선사하기도 했다. 이날 코너킥을 전담한 이용래는 전반 24분 송진형의 자책골을 유도하며 제주의 골문을 열었다. 산토스를 봉쇄함과 동시에 수원의 선제골을 만든 이용래의 ‘1인 2역’이 빛난 순간이다.
하지만 제주는 산토스의 원맨팀이 아니었다. 이용래가 산토스를 봉쇄하는데 성공했지만 송진형과 자일이 수원 수비의 빈틈을 파고들며 동점골을 만들었다. 보스나의 부상이 컸다. 윤성효 감독도 “보스나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수비가 흔들렸다. 그게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했다.
이날 이용래는 산토스 봉쇄의 특명을 받고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끝내 수원의 승리를 이끌진 못했다. 제주를 꺾고 승점 3점을 챙겼다면 K리그 선두 탈환도 가능했지만 무승부에 그치며 3위로 순위가 하락했다. 이용래의 보이지 않는 활약이 더 아쉬웠던 이유다.
[이용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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