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승엽 효과요? 당연히 있죠.”
지난해 가을 이승엽의 국내 컴백 이후 삼성 중심타선에 시너지효과가 생길 것이라는 말이 흘러 나왔다. 그리고 실제 수혜자가 나왔다. 주인공은 박석민이다. 20일 현재 타율 0.315(7위), 13홈런(5위), 46타점(3위), 38득점(6위)을 기록 중이다. 타율은 지난 2010년 기록했던 0.303을 넘어설 기세고, 홈런은 2009년 24개, 타점은 지난해 86개를 뛰어넘을 조짐이다.
▲ 이승엽 효과의 실체
박석민은 올 시즌 이승엽과 함께 삼성 타선에서 가장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19일 대구 KIA전서는 4타수 1안타로 주춤했으나 3번과 5번 타순을 오가며 이승엽과 함께 삼성 타선의 핵을 형성했다. 특히 득점권 타율이 지난해 0.324에서 0.333으로 올랐고, 1홈런 31타점을 뽑아낼 정도로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19일 대구 KIA전을 앞두고 만난 박석민은 “이승엽 효과? 당연히 있다”고 입을 열었다. 실제 이승엽 앞뒤에 타순이 배치되면서 기회가 많아졌다. 박석민은 “승엽이 형이 조언을 많이 해준다. 내가 타격에 대해서 고민을 하고 있으면 승엽이 형이 내 고민을 그대로 이해해주고 형의 경험에 대해서 얘기해준다”고 말했다.
그동안 이승엽 효과는 막연히 이승엽과 타순이 앞뒤로 닿아 있어 투수들의 견제가 분산되는 것 정도로 예상됐었다. 하지만 실제 이승엽 효과는 상상 이상이었다. 박석민은 이승엽을 믿고, 이승엽도 한일 통산 15년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에게 진심으로 조언하면서 상생하고 있다.
▲ 웨이트? 잘 못한다. 그래도 장타 펑펑
박석민은 솔직하게 고백했다. “저 웨이트 잘 못해요.” 박석민은 실제 김상수보다도 웨이트 트레이닝 기구를 많이 들지 못한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타고난 힘은 장사다. 13개의 홈런은 그냥 나온 게 아니다.
박석민은 “손가락을 온전히 (방망이에)잡고 치는 게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몇 년간 박석민은 왼손 중지손가락 통증에 시달렸다. 때문에 타격을 할 때 나머지 9개의 손가락으로만 배트를 감쌌다. 10개를 온전히 사용하는 것과는 천지차이다. 하지만, 몇 차례의 수술을 거쳐 올 시즌 드디어 완쾌됐다. 박석민은 “타구에 힘 전달이 잘 된다. 손가락 10개로 배트를 꽉 잡고 치니까 타구의 비거리도 늘어난 것 같다”고 웃었다. 이어 “홈런도 홈런이지만, 타점이 많이 나와서 기분이 좋다”고 덧붙였다.
박석민은 시즌 목표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았다. 현 상태로는 커리어 하이가 예상되지만 말을 아꼈다. 대신 매일 치열하게 노력한다. 지난해까지 타격 준비 자세에서 매번 허리를 뒤로 젖힌 뒤 손으로 헬멧을 한번 만지고 타격에 임했다. 이와 관련 그는 “계속 그렇게 하니까 투구를 빨리 하는 투수에게 타격 타이밍이 늦더라”며 올 시즌 들어 타격 준비 자세를 줄인 것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손가락 하나와 허리를 젖히는 자세,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사소한 변화가 박석민을 바꿔놨다. 여기에 이승엽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박석민은 진정한 강타자로 거듭났다.
[클러치 히터로 거듭난 박석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