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김진성 기자] “그때 팔 돌렸으면 으예 됐겠노?”
20일 대구 삼성-KIA전은 7년만의 연장 12회 0-0 무승부였다는 사실이 눈에 띄었으나 자세히 살펴보면 또 한가지 흥미로운 점이 있었다. 삼성의 9회말 공격. 무사 1루 찬스를 잡은 뒤 더블아웃이 됐고, 조동찬이 좌중간 2루타를 치며 2사 2루 끝내기 찬스를 맞이했다. 타석에는 대타 이지영이 들어섰고, 짧은 좌전 안타를 터뜨렸다.
끝내기 승리가 가능한 말 공격, 동점 상황. 그런 상황에서 김재걸 3루 베이스 코치는 2루주자 조동찬을 3루에 멈추게 했다. 이지영의 안타가 짧았고, KIA 좌익수 김원섭이 타구를 잡을 때 조동찬이 3루 베이스를 돌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삼성은 후속 김상수가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찬스가 무산됐다.
이를 두고 21일 경기를 앞두고 만난 류중일 감독은 “만약에 그때 3루 코치가 팔을 돌렸으면(2루주자의 홈 쇄도 사인) 어떻게 됐겠어?”라고 말했다. 류 감독은 “나도 3루 코치를 10년이나 했지만, 참 헷갈린다”라고 말했다. 류 감독이 결과에 대해서 누구의 탓을 하거나 아쉬워한 게 아니다. 단지 자신도 그런 경험이 많기 때문에 3루 베이스 코치의 애환을 알고 있다는 말이다.
류 감독은 “3루 베이스 코치가 제일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연봉 제일 많이 줘야 된다”라고 했다. 이어 “결과를 알 수 없으니까 언제나 고민이 되는 것이다. 타이밍 상으로는 아웃이지만, 혹시 팔을 돌렸을 경우 외야수의 송구가 빗나갈 수도 있고, 또 무리하게 돌렸다가 아웃이 되면 엄청 아쉬움이 남는다”라고 웃었다.
반대편 덕아웃의 KIA 선동열 감독도 비슷한 견해였다. 선 감독은 “글쎄, 왜 그때 홈으로 안 돌렸지?”라고 기자들에게 되묻더니 “안정적으로 할 때는 하고 과감할 때는 과감할 필요도 있어”라고 말했다. 어쨌든 KIA로서는 한 숨을 돌린 순간이었고, 삼성은 아쉬움이 남았다. 어디까지나 결과론으로 따졌을 때 말이다. 이래저래 3루 베이스 코치는 야구 코치 보직 중 힘든 보직임에는 틀림없는 듯하다.
[류중일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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