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그에게 남은 아웃카운트는 단 5개였다. 그러나 끝내 신은 그에게 '한국프로야구 사상 첫 퍼펙트게임'의 주인공이 되길 허락하지 않았다.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LG와 롯데의 경기. 롯데 선발투수로 나선 이용훈은 상대 에이스 벤자민 주키치와 대결에 나섰다. 올 시즌 국내 프로야구 최고의 에이스로 꼽히는 주키치와의 승부였다.
그러나 이용훈 역시 올 시즌 롯데의 실질적 에이스로 꼽히는 선수다. 이용훈은 1회말 선두타자 이병규(7번)를 스트라이크 낫아웃, 박용택을 삼진 아웃 처리하며 탈삼진 2개와 함께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2회말 정성훈-최동수-오지환을 모두 범타 처리하는 동안 단 8개의 공이 필요했다. 3회말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기 위해 최영진과 대결한 이용훈은 7구 승부 끝에 좌익수 플라이 아웃으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4회말에도 이병규(7번)와 양영동을 연속 삼진 처리하며 기세를 올린 이용훈은 5회말에도 최동수와 오지환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날갯짓을 펼쳤다.
하위 타선 단속 또한 확실했다. 6회말 김일경-윤요섭-최영진을 상대하는데 단 7개의 공으로 요리해낸 것이다. 7회초 롯데가 2점을 추가하며 3-0으로 달아나자 자연스레 이용훈에게 시선이 쏠렸다. 7회말에도 퍼펙트 행진이 그대로 이어지자 롯데 응원석에서 이용훈의 이름을 연호하기 시작했다.
이용훈이 8회말 선두타자 정성훈을 유격수 플라이 아웃으로 잡아내자 꿈이 현실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에 잠실벌은 흥분의 도가니가 됐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이용훈은 끝내 최동수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퍼펙트 행진을 중단해야 했다. 양승호 감독이 마운드를 방문했고 그에게 신뢰를 보였다. 이용훈은 오지환의 타구가 자신의 발에 맞고 굴절되는 불운을 겪은 뒤 윤요섭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아 끝내 실점도 기록하게 됐다.
101개의 공을 던지며 그가 던진 직구는 단 16개였다. 대신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효과적으로 구사하는데 집중했다. 이날 이용훈은 최고 구속 144km를 찍었다.
지난 해 9월 17일 대전구장에서 한화와 퓨처스리그 경기를 치른 이용훈은 9이닝 동안 단 1명의 주자를 출루시키지 않으며 한국프로야구 1,2군 경기를 통틀어 역대 최초로 퍼펙트게임을 달성한 주인공이 된 바 있다.
[사진 = 이용훈]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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