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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차상엽 객원기자]강력한 우승 후보 독일이 이탈리아의 벽을 넘지 못하고 결국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4강, 유로 2008 준우승, 2010년 남아공 월드컵 4강 등에 이어 유로 2012에서도 4강까지 오르는 등 4번의 메이저 대회에서 연달아 4강에 오르는 위업을 달성한 독일이지만 또 다시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던 독일이었다.
최근 메이저 대회에서 꾸준히 4강에 오르는 저력을 보이면서도 메이저 대회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던 만큼 이번 대회에 대한 독일 국민들의 기대감은 매우 컸던 상황이다. 유로 예선부터 전승으로 본선에 진출했고 본선에서도 4강에 오르기까지 모든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만큼 기대감이 컸음은 당연하다. 하지만 결국 이번 대회에서도 4강 진출에 만족하며 유로 96 이후 메이저 대회 우승의 꿈은 또 다시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사실 독일은 이른바 축구 강국에 대한 공포심이 적지 않다. 축구 강국이라는 뜻의 ‘푸스발 그로스나치온(Fussball Grossnation)’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각 방송사나 언론사들은 독일이 이번에는 축구 강국을 넘어설 수 있을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도 역시 독일의 발목을 잡은 것은 그들이 말하는 ‘축구 강국’ 이탈리아였다.
독일이 말하는 축구 강국의 범주에 들어가는 팀들은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남미의 양강을 비롯해 스페인,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이다. 이들은 번번이 메이저 대회에서 독일의 발목을 잡았던 팀들이기도 하다. 80년대 이후로만 따져도 82년 스페인 월드컵 결승에서 독일은 이탈리아에게 패했고 4년 뒤인 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는 아르헨티나에게 패해 역시 준우승에 머물렀다. 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는 아르헨티나와 다시 만나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지만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는 브라질에게 결승전에서 패해 또 다시 준우승에 머물렀다.
자국에서 열린 2006년 월드컵에서도 4강에서 이탈리아에게 패해 결승 진출이 좌절됐던 독일이다. 당시 8강전에서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승부차기 승을 거두며 좋은 징조를 보였던 터였기에 아쉬움은 더 컸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결승을 앞두고 4강전에서 독일의 발목을 잡은 팀은 스페인이었다. 스페인은 유로 2008 결승전에서도 독일을 물리쳤던 바 있는 팀이기도 하다.
독일이 경계하는 축구 강국 중 네덜란드는 독일의 최대 라이벌로 꼽히는 팀으로 독일이 자국에서 개최한 유로 88 당시 독일(당시 서독)을 4강에서 물리치며 결승에 진출했고 결국 결승에서 구 소련을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해 독일의 가슴에 비수를 꼽은 바 있다. 당시 우승은 현재까지 네덜란드의 유일한 메이저 대회 우승 기록이기도 하다.
결국 이번 대회에서도 축구 강국의 벽을 넘지 못한 독일로서는 메이저 대회 우승을 위해서는 이들의 벽을 반드시 넘어야 하는 것이 과제로 남았다. 독일은 아르헨티나, 브라질, 이탈리아 등에게 상대 전적에서 밀리고 있으며 네덜란드와 스페인에게는 근소하게 앞서 있다. 하지만 네덜란드에게는 이번 대회 조별 라운드에서 승리하기 이전까지 12년 동안 단 1번밖에 승리하지 못했을 정도로 약한 모습을 보였고 스페인에게는 최근 3연패를 당한 것을 포함해 이 중 2패가 메이저 대회 4강과 결승이었을 정도로 새로운 부정적인 징크스를 만들어 가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들 축구 강국들과의 대결에서는 독일이 이상하리만큼 경기력도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번 대회 이탈리아전에서도 드러난 문제점이기도 하다.
중국이 한국에게 느끼는 공한증과도 비슷하게 축구 강국에 대한 공포심을 가진 독일이 언제쯤 이 공포를 극복하고 더 이상 ‘축구 강국 공포증’이라는 단어가 자국 내에서 사용되지 않을 것인지에 관심을 쏠린다. 결국 메이저 대회 우승만이 이를 해결할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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