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종합
[마이데일리 = 런던(영국) 고동현 기자] 무대 구성만 '쇼'로 끝나면 된다.
런던 올림픽이 반환점을 돌고 있다. 한국 선수단은 6일(이하 한국시각) 현재 금메달 10개를 돌파하며 10(금메달)-10(순위)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하지만 그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특히 대회 초반 연이은 석연치 않은 판정과 오심에 눈물을 흘렸기 때문이다.
올림픽이 치러지는 현장을 가보면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모습을 쉽사리 볼 수 있다. 이번 런던 올림픽 경기장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화려함'이다.
올림픽이라는 약간은 무거운 느낌과는 다르게 어느 경기장을 가더라도 '쇼'를 찾은 듯한 느낌을 준다. 경기장 전광판에서는 예전과 현재 올림픽을 교차한 영상을 보여준다. 편집은 0.5초 안에 화면이 바뀌며 뮤직비디오나 광고를 연상시킨다. 여기에 경기장마다 장내 아나운서가 관중들의 흥을 돋군다.
뿐만 아니다. 실내 경기장의 경우 조명을 최대한 활용해 화려함을 더하며 양궁, 사격과 같은 멘탈 스포츠의 경우 경기 바로 직전 심장 박동과 같은 소리를 내보내며 경기에 긴장감을 불어 넣는다. 스포츠의 재미와 긴장감을 주변 요소를 활용해 극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쇼'의 요소들이 오심들로 인해 경기에서도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 대회 초반 박태환(23·SK텔레콤)의 실격 사건, 신아람(26·계룡시청)의 '멈춰버린 1초', 조준호(24·한국마사회) 경기의 승패 번복 등 '막장 드라마'에서나 있을 법한 일들을 연이어 겪었다. 선수들은 4년동안 흘린 땀방울에 대한 대가를 정확히 받지 못했으며 국민들도 이 모습을 보며 눈물 흘려야 했다.
한국 경기 뿐만 아니라 복싱, 체조 등에서도 오심 논란이 이어졌다. 결국 오심 논란을 일으킨 복싱 심판은 올림픽에서 퇴출 당하기도 했다.
시대에 맞춘 경기장 분위기의 변화는 나쁜 일이 아니다. 하지만 경기 전과 후 뿐만 아니라 경기 안에도 '쇼'의 요소가 가미된다면 그 순간 올림픽의 의미도 퇴색된다. 전환점을 돈 상황에서 이번 올림픽은 자신들의 권위를 스스로 깎고 있다.
['멈춰버린 1초'로 인해 눈물 흘린 펜싱 신아람. 사진=gettyimageskorea/멀티비츠]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