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LG 트윈스 김기태 감독의 다음 시즌 구상에는 71년생으로 프로야구 최고참인 최동수와 류택현도 있었다. 두 선수 또한 절대 올해가 마지막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했다.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두산전을 앞두고 김 감독은 최동수와 류택현에 대해 "내년에도 (팀과 함께)갈 수 있다. 나이를 먹었다고는 하지만 의욕도 있고 잘 해주고 있다. 성적도 그렇고(팀 내 리더 역할까지) 둘 다 도움이 된다"는 말로 두 노장을 계속 끌어안고 가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단, 김 감독은 여기에 한 가지 조건을 걸었다. 김 감독은 "물론 스프링캠프에서 경쟁을 거쳐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유일하지만 만족시키기 결코 쉽지만은 않은 조건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 말 안에 두 노장이 당연히 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담기지 않았다면 감독 입장에서도 쉽게 꺼낼 수 있는 말은 아니었을 것이다.
이 말을 전해들은 최동수에게서 "관 짜서 가야겠다"는 농담 섞인 답이 돌아왔다. 최동수에게 취재진이 몰려들자 잠실구장 1층 복도를 지나던 정성훈이 은퇴식 하느냐는 농담을 던질 정도로 이미 최동수는 노장이지만, 최동수의 한 마디 안에는 올해 이루지 못한 것들에 다시 도전해보겠다는 진지한 의지가 엿보였다.
"3할이 목표였는데 이루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시즌이 기울어진 상태에서 젊은 선수들이 자주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이해가 된다"고 말한 최동수는 "200타석이든 300타석이든, 아니면 풀타임을 뛰든 3할이 되면 팀에 도움이 될 것 같아 그런 목표를 가지고 있다. 투수가 우습게 볼 수 없는 타자가 되고 싶다"고 구체적인 목표를 밝혔다. 선수생활의 막바지에 접어든 최동수지만 그의 눈은 과거보다 미래를 향해 있었다.
류택현의 목표 또한 구체적이다. 김기태 감독 이야기부터 꺼낸 류택현은 '은혜는 반드시 갚는다'는 말을 자신의 모바일 메신저 프로필에 적어놓았다고 할 정도로 김 감독을 각별히 생각하고 있다. 류택현은 "감독님의 목표였던 시즌 60패에서 1패를 줄여서 59패를 만들어 드리려 했는데, 내년에는 꼭 59패로 시즌을 마감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 싶다"고 마음을 표현했다.
"무서운 장수에게는 충성을 바치지만, 덕이 있는 장수에게는 목숨까지 바친다는 말이 있다"며 김 감독을 위해 뛰겠다고 말한 류택현은 "부상은 염두에 두지 않고 몸이 닳고 야구를 못하게 되는 한이 있더라도 풀타임으로 팀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다음 시즌은 올해보다 준비 기간이 길어서 준비하기에 더욱 좋다는 것이 류택현의 생각이다.
노장들에게는 '팀의 정신적 지주'라는 영광스럽지만 부담스럽기도 한 꼬리표가 흔히 붙는다. 베테랑들에게 있어 정신적 지주라는 말은 선수로서 자신이 내는 성적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평가이기도 하지만, 성적이 좋지 않을 때는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때로는 정신적 지주라는 말 뒤에 숨어 후배들의 자리를 잡아먹는다는 혹평도 뒤따를 수 있다.
하지만 최동수와 류택현의 경우는 그런 모습과 거리가 멀다. 일반적으로 감독이 이런 선수들에게 기대하는 것은 가시적인 성적과 베테랑으로서 후배들을 이끄는 모습 두 가지가 모두 있겠지만 김 감독은 경쟁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성적으로 먼저 보여주라는 메시지였다.
두 선수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최동수와 류택현 모두 후배들을 잘 이끌겠다는 막연한 다짐보다 '3할'과 '풀타임 활약'이라는 개인적인 목표를 가장 먼저 내걸었다. 둘은 '베테랑 선수'라는 말에서 '베테랑'이라는 단어보다 '선수'라는 두 글자에 더 주목하고 있다. 선수로서 살아남아야 베테랑인 것도 의미가 있다. 최동수와 류택현은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모범적인 베테랑이다.
[최동수(위)-류택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