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젠 한국시리즈다.
1일 잠실 LG전서 승리한 삼성은 대망의 정규시즌 2연패를 확정짓고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이제 삼성은 2005년~2006년에 이어 6년만의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2연패라는 대기록에 도전한다.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정규시즌 우승=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등호가 성립됐다. 삼성은 이제 이 기록을 11년 연속 이어가는 데 일조하려고 한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삼성의 전력은 기본적으로 8개 구단 중 가장 막강하다. 선발진과 불펜진의 조합은 리그 최상이며 타선의 폭발력과 1점을 짜내는 능력 역시 최고다. 기동력과 수비력과 풍부한 백업 등 단기전서 필요한 요소를 고루 갖추고 있다. 젊은 선수들로 재편된 2008년 이후 꾸준히 가을잔치를 경험하면서 큰 경기 경험도 제법 쌓였다. 삼성이 한국시리즈서 누굴 만나더라도 지레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
류중일 감독은 시즌 말미 몇 차례 한국시리즈 마운드 구상을 밝혔다. 자세히 밝히는 건 꺼렸지만,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강력한 선발 1명에 선발급 롱릴리프 1명을 1경기에 동시에 투입하는 걸 고려하고 있다. 지난해 차우찬을 그런 방식으로 활용해 대성공을 거둔 기분 좋은 경험도 있다. 선발진이 풍족한 삼성으로선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싱싱한 구위로 플레이오프를 거치고 올라온 지친 상대 타자들을 압도할 수 있다.
올 시즌 삼성은 장원삼, 미치 탈보트, 브라이언 고든, 배영수가 맹활약했다. 윤성환도 부상과 불운에 승수가 적었을뿐 4명에 비해 구위는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다. 류 감독은 여기에 차우찬과 정인욱을 조커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면 오승환을 축으로 한 안지만, 정현욱, 권오준, 권혁의 필승계투조도 짧은 이닝을 전력으로 투구할 여력이 생긴다. 경미한 팔꿈치 통증으로 1군에서 빠져 있는 권오준도 캐치볼에 들어갔다는 후문. 하지만, 최악의 경우 누구 1명이 빠지더라도 심창민이라는 조커가 대기 중이다. 철벽 마운드에 기동력과 수비력이 갖춰진 삼성은 단기전서 쉽게 패배할 구성의 팀이 아니다.
그렇다고 걱정되는 점이 없는 건 아니다. 류 감독은 시즌 중에도 “단기전은 10승 투수 4명보다 15승 투수 2명이 더 낫다”라고 인정할 정도로 1경기를 확실히 잡아줄 S급 선발투수 부재를 아쉬워했다. 단기전이라면 절대 에이스의 존재감은 더욱 크다. 삼성 선발진은 모두 A+급이지만, 1경기를 책임질 절대 에이스는 없다. 자칫 팀 분위기가 흔들릴 경우엔 이런 미세한 약점이 독이 될 수도 있다.
또한, 정규시즌 최종전인 6일 광주 KIA전을 마친 뒤엔 17일간 경기를 치르지 못한다. 한국시리즈 1차전은 24일에 대구에서 열린다. 이 기간 타자들의 타격감각이 떨어져 실전에서 고생할 가능성이 있다. 올 시즌 유독 타선의 업다운이 심했던 삼성이다. 투수들도 너무 오래 쉬는 게 되려 독이 될 수도 있다. 컨디션 조절에 실패할 경우 승부가 꼬일 가능성은 충분하다. 선수 개개인의 자기 관리가 향후 가장 중요한 과제다. 삼성의 통합 2연패, 승부는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다.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삼성 선수들.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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