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조인식 기자] 명예회복을 노렸던 롯데 자이언츠의 베테랑 2루수 조성환(36)의 방망이가 2차전에서도 침묵했다.
조성환은 9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롯데 자이언츠와의 2012 팔도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3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공격에서 얻은 성과는 볼넷 하나를 얻은 것뿐이었다. 1차전에서도 2타수 무안타(1볼넷)으로 터지지 않았던 조성환의 방망이는 적잖이 마음고생을 한 뒤에도 예전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조성환은 이날 팀의 2번타자로 투입됐다. 익숙한 2번 타순이지만 의미는 그 어느때보다 남달랐다. 조성환은 7번타자로 출장한 1차전에서 연이은 실책으로 팀을 패배 위기에까지 몰아넣었고, 대수비 손용석에 이어 대타로 나온 박준서가 원래 자신이 있어야할 자리에 들어가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조성환에게는 공수에 걸친 최악의 부진을 겪은 자신을 7번에서 2번으로 올려준 벤치의 믿음에 보답해야 하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자신의 명예회복과 함께 코칭스태프의 믿음에 보답하기 위한 조성환의 마음가짐은 남달랐을 것이다. 포스트시즌 경기에서는 하위타선이 만드는 의외의 한 방이 경기 흐름을 자주 바꾸는 만큼 2번타자라는 자리는 공격을 이어가는 동시에 하위타순에서 만들어진 찬스를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할 줄도 알아야 하는 자리, 클린업 못지않게 책임감이 막중한 자리이기도 하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를 밑돌았다. 조성환은 볼넷 하나를 제외한 모든 타석에서 범타로 물러났다. 특히 아쉬웠던 타석은 7회초에 나왔다. 0-1로 뒤지던 롯데는 문규현의 동점타로 1-1을 만들었고, 후속타자 김주찬의 타석 때 유격수 김재호가 실책을 범하며 1사 만루 찬스를 잡았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몰린 두산은 선발 노경은 대신 홍상삼을 투입했고, 타석에는 조성환이 들어섰다. 1차전에서 박준서에게 동점 투런홈런을 헌납한 홍상삼, 실책과 타격 부진이 겹친 조성환. 벼랑 끝에 선 양 팀 선수들의 맞대결이었다.
둘 중 누군가는 주저앉을 수밖에 없는 상황. 볼카운트 1B-2S에서 조성환이 친 공은 유격수 앞으로 굴러갔고, 이번에는 김재호가 침착하게 타구를 잡아 병살로 연결했다. 절박했던 조성환은 1루로 뛰며 필사적으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까지 감행했지만 이미 공이 먼저 들어온 뒤였다.
결국 기회는 다시 오지 않았다. 조성환은 대수비 황성용과 교체됐고, 조성환이 지키던 2루에는 대타로 출전했던 박준서가 들어갔다. 팀은 적지에서 2연승을 거뒀지만, 조성환에게는 가을바람이 차갑기만하다.
[땅볼을 때린 뒤 아쉬워하는 조성환.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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