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지난 7월 경기는 허무한 무승부로 끝났다. 이번에는 다를까?
완산벌서 치르는 사실상의 결승전이다. 전북과 서울은 27일 오후 4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37라운드를 치른다. 1위 서울(승점79점)과 2위 전북(승점72점)의 승점 차는 7점 차이다. 서울은 굳히길 원하고, 전북은 추격을 노린다. 이날 결과는 향후 우승경쟁에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 플래시백 - 데얀 없는 서울, 안정을 택하다
양 팀의 올 시즌 마지막 경기는 7월 11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에도 경기가 열린 곳은 전주였다. 상황은 지금과 달랐다. 1위는 전북이었고 2위가 서울이었다. 헌데 급한 건 전북이었다. 앞서 3월 서울 원정서 패한 이흥실 감독은 승리를 노렸다. 반면 최용수 감독은 데얀이 경고누적으로 빠진 탓인지 수비적인 전술을 택했다. 갓 프랑스 리그서 복귀한 정조국이 원톱에 섰고 하대성, 최태욱, 몰리나가 2선에 포진했다. 중앙에선 한태유, 최현태가 4백을 보호했다. 특히 서울은 수비라인을 내리며 공격과 수비의 간격을 좁혔다. 그로인해 전북은 이동국, 에닝요, 루이스(전반기가 끝난 뒤 UAE로 이적했다), 서상민을 총동원했지만 끝내 서울 골문을 열지 못했다.
▲ 예상 베스트11 - 전북 왼쪽 수비는 누구?
전북 이흥실 감독의 고민은 왼쪽 수비다. 박원재(무릎), 마철준(어깨)이 지난 7일 포항전서 나란히 부상을 당했다. 진경선은 경고누적으로 서울전에 결장한다. 해법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수비형 미드필더 정훈의 포지션 이동이다. 정훈은 대학까지 측면 수비수로 뛴 경험이 있다. 낯선 자리가 아니다. 전북 구단도 포항전서 측면 수비가 잇달아 쓰러지자 “그래도 정훈이 있다”며 정훈의 포지션 이동을 암시한 바 있다. 둘째는 부상 복귀를 앞둔 마철준이다. 전북 관계자는 “마철준이 훈련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당초 3주 진단을 받은 마철준이다. 정훈 시프트의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나머지 포지션은 이상무다. 원톱엔 이동국이 서고 2선에는 ‘외인3총사’ 에닝요, 레오나르도, 드로겟이 출격을 준비를 마쳤다. 이승현 카드도 있다. 중원에선 김정우, 정훈 또는 드로겟이 호흡을 맞출 공산이 크다. 수비력이 좋은 드로겟은 종종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곤 했다. 다만 코뼈 골절 부상서 돌아온 김상식이 변수다. 정훈이 측면 수비로 빠질 경우 김상식이 중원에 긴급 투입될 수도 있다. 중앙 수비 조합은 울산 원정서 활약한 임유환, 윌킨스가 맡는다.
서울 최용수 감독은 박희도를 제외하곤 모든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 7월 경기서 결장했던 데얀도 뛸 수 있다. 데얀과 몰리나의 ‘데몰리션’ 콤비는 전북 수비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김진규가 부상으로 빠진 중앙 수비도 큰 문제없다. 김동우-김주영 조합이 제주 원정서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최용수 감독도 “(김)동우가 (김)진규 공백을 잘 메우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대는 K리그 개인 최다골 주인공 이동국이다. 7월 경기에선 김진규-아디가 전북의 공격을 꽁꽁 묶었다. 김동우-김주영도 충분한 능력을 갖췄다. 제주 원정 1실점은 그것을 증명해준다. 다만 올 시즌 두 선수가 자주 호흡을 맞춰보지 못한 점이 걸린다. 한 번이라도 빈틈을 허용한다면, 전북의 닥공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 전술 포인트 - 서울은 또 수비를 내릴까?
열쇠는 ‘갑’ 최용수 감독이 쥐고 있다. 서울은 급할 게 없다. 승점 7점을 앞서 있다. 전북 원정서 비겨도 절반의 승리다. 반면 ‘을’ 이흥실 감독은 급하다. 홈에서 서울을 잡아야 역전 우승이 보인다. 수원이 또 서울을 잡아준다는 보장도 없다.
최용수 감독은 전북 원정을 앞두고 “K리그 팬들을 위해 공격적인 축구를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긴 어렵다. 지난 7월 대결에서 수비전술을 사용한 최용수 감독은 경기 후 “매번 공격 축구를 할 순 없다. 때로는 전략적으로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었다. 이번 경기도 전략이 필요한 승부다. 이성적으로 서울이 급하게 전진할 이유는 없다. 전북의 왼쪽 수비가 불안한 점도 서울에겐 호재다. 발 빠른 최태욱(부상으로 시즌 아웃)의 부재가 아쉽지만, 에스쿠데로가 있다. 누가 설지 모르는 전북의 왼쪽 수비를 집중적으로 공략한다면 생각보다 쉽게 승기를 잡을 수 있다. 더구나 이번 경기엔 데얀도 뛴다. 전북이 7월 경기처럼 쉽게 전진할 수 없는 이유다.
이흥실 감독은 과제는 어떻게 서울의 수비를 깨느냐다. 올 시즌 서울은 36경기서 33골을 내줬다. 경기당 실점률이 1골도 안 된다. 그동안 ‘데몰리션’의 파괴력에 묻혔지만, 서울의 수비는 K리그 16개 팀 가운데 가장 탄탄하다. 반면 전북은 71골로 팀 득점이 가장 많다. 하지만 서울전에선 매번 닥공이 힘을 잃었다. 앞선 2경기서 1골을 넣는데 그쳤다. 골대 불운도 있었고, 때론 조급함에 스스로 무너졌다. 이번에도 서울이 수비라인을 내리면 같은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이흥실 감독의 ‘신의 한수’가 필요하다.
[그래픽 = 안경남 knan0422@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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