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삼성은 과연 어디까지 날아오를까.
사자군단의 기세가 한국시리즈를 강타하고 있다. 삼성이 SK와의 한국시리즈 1~2차전을 쓸어담은 뒤 27일과 28일 인천 2연전마저 접수할 기세다. 27일 전국에 예정된 비 예보가 있지만, 현 삼성의 전력상 그런 변수에 흔들릴 팀은 아니다. 삼성으로선 언제 한국시리즈를 끝내느냐가 관건이다. 2005년과 2006년에 이어 다시 한번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2연패 달성이 꿈이 아니다.
▲ 통합 2연패 한다면 통합 3연패도 못할 것 없다
삼성이 SK와의 이번 한국시리즈를 우승해서 통합 2연패에 성공했다고 가정하자. 과연 삼성은 2013년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3연패가 가능할까.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세대교체가 완벽하게 성공한 삼성은 투타 주요 전력이 내년에도 고스란히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올 시즌을 끝으로 정현욱이 FA로 풀리고 오승환이 구단의 동의 하에 해외진출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하지만, 두 사람이 내년에 삼성 유니폼을 벗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삼성은 그동안 KIA로 옮긴 마해영 정도를 제외하면 내부 FA를 국내 타구단에 빼앗긴 사례가 극히 드물다. 이승엽을 일본으로 보내줬지만, 완전한 FA 자격 요건을 채운 뒤였다. 절대 전력인 오승환의 거취는 구단이 ‘NO’하면 내년엔 붙잡는 것이다.
올 시즌 이후 각 구단이 NC에 20인 보호선수 외 1명을 내줘야 한다. 준주전급 중 1명이 NC로 간다고 보면 된다. 이럴 경우 NC의 전력이 문제가 아니라 선수를 내준 팀의 내부적인 전력 변화가 생길 순 있다. 김주찬, 이진영, 홍성흔, 정성훈 등이 나설 것으로 보이는 FA 시장에서 외부 이동 가능성도 있다. 내년 시즌 각팀 전력 변동가능성이 충분하다.
그러나 현재 최강팀 삼성이 내년에도 고스란히 전력을 유지하는 한 외부 변수에 휘둘릴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결국 내부적인 경쟁체제, 선수들의 몸 관리를 바탕으로 시즌 운영만 철저하게 한다면 삼성이 내년에도 흔들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 삼성은 1989년 프로야구가 단일시즌으로 재편된 뒤 처음으로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3연패에 도전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팀이다.
▲ 86년~89년 해태왕조 넘어설 수 있을까
프로야구 역대 최강팀 계보를 논할 때 1986년부터 1989년까지 한국시리즈 4연패를 차지한 해태를 빼놓을 수 없다. 당시 해태는 빨간색 상의와 검정색 상의만으로도 상대의 기를 죽이게 했다. 선동열, 조계현, 이강철 등 막강 투수진, 김봉연, 김성한, 한대화, 이순철, 김종모 등 막강 타선이 어울려 막강한 투타 힘을 뽐냈다. 초호화 스타군단이었다. 이들 개개인의 기량도 뛰어났고, 김응용 감독의 강력한 카리스마 속에서 근성마저 최고 수준이었다.
해태도 당시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지만, 1988년까지 리그가 전-후기로 나눠 치러졌기에 정규시즌까지 접수하지는 못했다. 해태는 1988년에만 전-후기 통합 승률이 가장 높았고, 1986년과 1987년엔 삼성에 전-후기 통합 승률에선 뒤졌다. 그런데도 한국시리즈서는 강력한 힘을 뽐내며 우승컵을 들었다. 1989년엔 정규시즌 2위를 해놓고도 한국시리즈서 정규시즌 우승팀 빙그레를 잡고 한국시리즈 4연패 위업을 세웠다.
23년이 지났다. 삼성이 당시 1986년~1989년 해태왕조를 넘어설 수 있을까. 일단 내년에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3연패는 현 전력으로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다. 한국시리즈를 제외한 정규시즌 연속우승 기록으로는 해태 왕조를 넘어설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이후는 장담할 순 없다. 삼성은 내년 시즌 후 오승환, 장원삼, 안지만, 윤성환, 박한이, 조동찬 등 투타 주요 선수가 대거 FA로 풀린다. 변수가 많다.
어쨌든 삼성이 앞으로도 전력을 잘 가다듬을 경우 해태에 이어 사상 두번째로 한국시리즈 4연패 도전을 해볼 수 있는 팀인것 만큼은 확실하다. 현재 삼성의 투타 주요 개개인의 능력치가 과거 해태 왕조처럼 최고점을 찍고 있다. 과거 SK와 두산 같은 세밀하고 기민한 팀 컬러라기보다 투타에서 힘으로 나머지 팀들을 찍어 누르는 느낌이 당시 해태와 흡사하다. 기복 있는 타선, 계투진의 리빌딩 등 세부적인 문제를 해결할 경우 과거 해태왕조처럼 막강한 파워를 유지하며 전성기를 오래 누릴 가능성은 충분하다.
일단 가장 중요한 건 눈앞에 닥친 2012년 한국시리즈다. 여기서 우승을 해야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2연패와 함께 아시아시리즈 2연패 도전도 가능하다. 또 통합 2연패를 해야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다. 중요한 건, 삼성이 최강 전력이라고 해서 방심하지 말고 더 높은 곳을 향해 끝없이 도전을 하면서 한국야구의 패러다임을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과거 1980년대 말 해태왕조처럼 한국야구 역사에 강력한 아우라를 남길 수 있다. 삼성이 여전히 도전자의 절박한 심정을 잊어선 안 되는 이유다.
[아기사자를 들고 있는 삼성 선수단(위). 기뻐하는 삼성 선수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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