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이대로 무너지는 것인가.
2011-2012 정규시즌 우승팀 원주 동부의 올 시즌 체면이 말이 아니다. 동부는 27일 전자랜드전 패배로 4연패를 맛보며 최하위에 머물렀다. 시즌 1승 6패. 주위에선 우승후보의 몰락이라며 난리가 났다. 하지만, 동부의 시즌 초반 부진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였다. 지난 시즌과 멤버 구성에서 차이가 있고, 내부적으로 좋지 않은 변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27일 인천에서 열린 전자랜드전을 앞두고 만난 강동희 감독은 “출발이 어렵다고 봤다. 지금은 잘 해야 4강~6강 정도 수준이다”라고 냉정하게 바라봤다.
동부가 높이의 팀이란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 그러나 이날 전까지 6경기서 동부의 경기당 리바운드는 33.2개로 최하위였다. 트리플 포스트의 두 축이 이탈했다. 윤호영은 군입대, 로드 벤슨은 올 시즌 용병제도가 트라이아웃으로 환원되면서 KBL의 기존 용병 재계약 불가 방침으로 LG로 떠났다. 물론 김주성과 새롭게 영입한 이승준이 있다. 하지만, 세부적인 부분에서 김주성-윤호영-벤슨의 조합보단 약점이 있다.
이승준은 리바운드 능력이 괜찮다. 문제는 동부 특유의 조직적인 부분에서 맞지 않는다는 점. 강 감독은 “승준이가 아직 팀에 녹아들지 못했다”라고 예상한 듯 말했다. 이승준은 1대1 수비 능력이 나쁘진 않지만, 동부 특유의 조직적인 수비에 적응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당연히 그때까진 높이의 약점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날도 리바운드에서 32-45로 뒤졌다.
결정적으로 용병 선발이 매끄럽지 못했다. 시즌 직전까지 기존 선수와 대체 선수를 놓고 가승인 신청을 거듭했다. 결국 빅터 토마스와 26일 삼성에서 트레이드가 된 줄리안 센슬리 체제로 가게 됐다. 센슬리 역시 동부에서 호흡을 몇 차례 맞춰봤는데, 강 감독에 따르면 그나마 다른 용병들에 비해 기존 선수와 호흡이 잘 맞는다고 한다.
강 감독은 “외곽에서 슛을 던질 선수가 부족한데, 센슬리는 외곽 성향이 강하다. 기대한다”라고 했다. 하지만, 센슬리는 이날 10점으로 평범한 활약에 그쳤다. 그나마 최윤호가 3점슛 6개를 집어 넣으며 활로를 뚫었다.
야전사령관 박지현의 상태도 동부로선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어깨 부상을 입었던 그는 이날 두번째 경기를 치렀다. 12점을 넣으면서도 8리바운드를 거들었다. 하지만, 박지현은 이날 경기 막판 골밑에서 넘어지면서 또 다시 부상을 입어 다음 경기 출전이 불투명하다. 박지현의 공백으로 코트 밸런스를 잡아주고 공수를 지휘해야 하는 사령관이 사라진 것.
이광재도 몸이 좋지 않다. 사실 백업 멤버도 풍족한 편은 아니다. 승부처에서 확실한 한 방을 해줄 해결사도 없다. 작금의 부진은 이런 전반적인 부분이 한꺼번에 곪아터진 것이다. 결국 이날도 경기 중반까지 대등한 승부를 하다 막판 점수 차 관리를 하지 못하면서 패배하고 말았다.
강 감독은 “선수들의 자신감이 떨어졌다. 승기를 잡고서 서두르지 않고 조절해야 했는데 턴오버를 하면서 추격을 허용하고 어려운 경기를 했다”라고 아쉬워했다. 해결사 부재에 대해서도 강 감독은 “시소게임에서 불안한 이유다”라고 했다. 이어 “선수들이 자신감이 결여됐다. 연패가 이어지면서 조급함이 생긴 것 같다. 다음 경기에서 연패를 끊을 수 있게 하겠다”라면서도 “사실 이 정도까진 연패가 길어질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김주성도 체력적인 부분에서 조절을 해줘야 하는데 팀이 이기고 있는 경우가 적다 보니까 시간 조절이 힘들다”라고 아쉬워했다.
한 마디로 총체적 난국이다. 전통의 강호 동부가 시즌 초반 최대 위기를 맞았다.
[돌파를 시도하는 박지현.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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