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세호 기자] 프로 데뷔와 함께 신인왕과 베스트5에 이름을 올리며 '6년 주기설'의 후계자로 거론됐다. 부상과 예상치 못했던 이적, 그리고 군복무라는 시련 속에도 복귀 시즌 곧바로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안양 KGC의 '야전사령관' 김태술(28). 그는 올시즌 또 다른 악재 속에도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하고 있다.
프로아마 최강전을 앞두고 맞이한 2012-13 프로농구 시즌의 휴식기, 몸이 쉬고 있을 때도 머리는 계속 농구 생각만 하고 있는 김태술을 안양에서 만났다.
▲ 아픈 게 창피한 김태술, "핑계 대고 싶지 않다"
올시즌 KGC는 팀의 기둥인 오세근의 부상과 박찬희의 군입대로 남은 선수들의 체력 부담이 가중된 상황이다. 그만큼 김태술은 "루즈볼 하나라도 더 잡아야 한다"며 더욱 열심히 코트 위를 뛰어다니고 있다. 하지만 경기를 거듭할 수록 부침이 따르는 것은 피할 수 없었다.
"병역의무를 마치고 복귀한 지난 시즌에는 공백기 만큼 농구에 대한 간절함도 컸다. 압박 수비를 하면서 숨이 턱밑까지 차오를 만큼 힘이 들어도 공을 뺏고 속공으로 밀고 하는 것들이 재밌었다. 하지만 올시즌에는 찬희와 세근이가 빠진 게 크다. 할 일이 더 많아졌고, 리바운드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지금 선수들도 잘 메우려고 하지만 신인 선수들도 아직 흡수가 안 돼서 주전들이 뛰는 시간이 많다. 하지만 상황이 안 좋아서 무너진다는 소리는 듣고 싶지 않다. 우리도 다 능력 있는 선수들이다"
결국 이런저런 잔부상에 시달리던 김태술은 최근 장염까지 걸렸다. 주된 원인은 스트레스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럼에도 묵묵히 전 경기 출장을 이어가던 그는 다행히 프로아마 최강전으로 시즌이 잠시 중단되면서 소중한 휴식의 시간을 갖게 됐다.
"선수로서 장염 때문에 고생한다는 게 창피했다. 핑계를 대는 것 같아 알리고 싶지 않았다. 이번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감독님께서 휴식을 주시려는 것 같다. 나 역시 다른 것보다 아프지 않게 약 잘 먹고 음식조절을 해가면서 몸관리를 할 생각이다"
이런 생각의 바탕에는 더욱 깊어진 책임감이 자리하고 있었다. 책임감에 있어서는 선배들을 통해 배우는 부분도 많다며 듬직한 모습을 보였다.
"본의 아니게 최고연봉자가 되면서 책임감이 많이 따르는 것 같다. (김)성철이 형이나 (은)희석이 형도 책임감, 성숙한 말과 행동을 자주 강조하신다. 코트 뿐 아니라 숙소에서도 본인의 역할들을 다 하시는 모습을 보고 배우는 게 많다. 각자가 자신의 위치에 맞는 역할을 해야 팀이 승리하고 우승할 수 있다. 나도 최고참이 된다면 리더로서의 역할을 잘하고 싶다"
후배들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신인 가드인 김윤태와 이원대에게 김태술은 자신의 모든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재능과 능력을 갖고 있는 신인들이 들어왔다. 잘하려는 욕심이 크겠지만 먼저 자신들의 역할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직 연습기간이 짧아 미흡한 부분이 있다. '잘하려고 하기보다 5분이든 10분이든 잘할 수 있는 것을 하라. 그래야 신뢰를 받으면서 출장시간과 임무가 늘어나고 자리를 잡는다. 무엇을 해야 되는지를 파악하고 연구하라'고 조언했다. 나도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수비할 때 스틸하는 방법, 수비 위치, 속공 템포, 패스를 보는 시야, 슛 타이밍 등 내가 갖고 있는 노하우를 모두 가르쳐줬는데 빨리 자신의 것으로 만들면 좋겠다. 예전에는 나만 알고 있고 싶었지만 이제는 팀이 다 같이 잘됐으면 좋겠고, 그들도 프로에서 선배들의 조언이 필요할 것 같았다. 내가 이렇게 해오면서 잘된 것들이니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올시즌 목표를 묻자 김태술은 주저없이 "우승"이라고 답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농구에 대한 애정만큼 이루고자 하는 개인적인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올시즌 목표는 우승이다. 일단 플레이오프에 올라가면 단기간 승부인 만큼 젊은 패기로 더 치고 나가면 좋은 성적이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1차 목표는 6강이지만 더 나아가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올스타에 뽑히는 것과 어시스트왕, 전 경기 출장을 하고 싶다. 데뷔 1, 2년차에 모두 어시스트 2위를 했는데 은퇴하기 전에 어시스트 타이틀은 꼭 받고 싶다. 또 아직 전 경기를 다 뛴 적이 없는데 올해는 꼭 다 뛰고 싶다"
'누구나 다 인정할 수 있는 최고의 가드'를 꿈꾸며 스스로에 대해서는 부족한 점이 많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는 양동근(울산 모비스), 전태풍(고양 오리온스)에게 '완전체'라는 표현을 쓰며 자신과 비교했다.
"나는 아직 진행형이다. (양)동근이 형이나 (전)태풍이 형처럼 포지션에서 완전체로서 정점을 찍고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최고의 자리에 오르고 싶다. 경기를 읽는 시야나 템포 조절 부분은 형들을 보면서 많이 연구했고, 이제 어느 정도 근접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동근이 형이나 태풍이 형처럼 임팩트를 가지려면 기술적으로 아직 부족하다"
하지만 '6년 주기설'에 대해서는 피하지 않았다. 역대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꼽혔던 강동희(1966년생), 이상민(1972년생), 김승현(1978년생)이 모두 6년 터울로 1984년생인 김태술은 '6년 주기설'의 다음 후계자로 거론되기도 했다.
"'6년 주기설'에 태어난 것이 내게 주어진 팔자라면 욕을 듣더라도 피하고 싶지 않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고, 더 끌어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은퇴 전까지 모두 끌어내고 싶다"
화려한 프로 데뷔와 함게 '천재 가드'로 불리기도 했지만 알고보면 그는 끊임없는 노력파다. 장염 증세로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하고 죽으로 끼니를 때우는 중에도 꾸준이 웨이트를 유지하며 훈련을 병행하고 있다. '정통 포인트가드'를 고집하며 팀플레이를 중요시하는 그는 쉬고 있을 때도 항상 머리 속에는 농구 생각뿐이다.
"개인적으로 나를 많이 괴롭히는 스타일이라 몸은 쉬고 있어도 머리는 계속 농구 생각을 한다. 슛 밸런스가 깨졌을 때는 밸런스가 좋았을 때를 생각하며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는 것도 큰 효과가 있다. 동료들에게는 항상 패스를 어떻게 주면 좋겠냐고 물어보며 공격 루트를 고민하는데, 효과가 많다. 올해는 공격루트가 더 다양해져야 한다. 패턴 플레이가 잘 될 때 성적이 좋았고, 편하게 슛을 할 수 있는 플레이를 하면 서로가 신이 난다. 골이 안 들어가더라도 패스를 잘 줬을 때 나에게 갖는 신뢰가 쌓이다 보면 장기적으로 우리팀이 단단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슈터나 용병들의 골이 안 터지는 경우에는 내 공격 횟수가 많아지기도 하는데 그럴 때마다 동료들한테는 미안하다"
"지방까지 와주시는 분들도 계시고 엄청 고맙다. 특히 원정 경기에서는 상대 팬들이 많기 때문에 분위기 싸움에서 밀릴 수도 있는데 거기까지 와서 응원해 주시고 챙겨주실 때마다 정말 감사한 마음이 크다. 그런 모습을 보면 분발하지 않을 수 없다. 열심히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보답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경기를 마치고 지쳐있어도 그분들과 사진도 찍고 손도 잡고 그렇게 해드리고 싶다. 최근 아픈 것 때문에 페이스북에 쪽지가 엄청 많이 왔는데 일일이 답장을 못해드려 죄송하다. 응원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장염은 이제 거의 다 나았으니까 걱정은 안 하셨으면 좋겠다.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앞으로도 농구장에서 더욱 분발하겠다"
[김태술.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세호 기자 fam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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