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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오버하우젠(독일) 이승록 기자]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외국 소녀가 한국에서 온 김준수의 노래에 눈물 쏟았다.
지난 달 30일 오후 8시(현지시각) 독일 오버하우젠 투르비네할레에서 김준수의 월드투어 피날레 독일 공연이 열렸다.
독일의 11월은 오후 5시 무렵이면 해가 지는 탓에 상점도 일찍 문을 닫고 거리에는 인적도 드문 편이었다. 하지만 이날 투르비네할레에는 독일과 유럽 각지에서 온 김준수의 팬들로 북적이었고, 거리의 차분한 분위기와 달리 팬들의 흥분이 가득했다.
공연 시간이 임박하자 현지 팬들은 빨간 야광봉을 흔들며 "준수! 준수!"를 연호했다. 이어 몽환적인 분위기의 영상이 스크린에 비쳐졌으며, 옅은 분홍빛의 머리색을 한 김준수가 뜨거운 화염과 함께 등장했다.
김준수는 독일어로 관객들에게 인사를 건넨 뒤 "이 자리가 월드투어 마지막 자리다. JYJ로 독일에 왔었을 때 다시 한 번 독일 무대에 서고 싶었다. 다시 여러분들을 뵐 수 있어서 기쁘다"며 재회의 반가움을 표했다.
이어 '룰러바이(Lullaby)'에서 여성 댄서들과의 댄스로 섹시한 분위기를 고조시켰고, 붉은 조명 아래에서 부른 '인톡시케이션(Intoxication)'으로 한 번 더 섹시한 매력을 관객들에게 어필했다. 빠른 템포의 '셋 미 프리(Set me free)' 때는 관객들도 템포에 맞춰 몸을 들썩이며 김준수와 함께 큰 목소리로 노래를 따라 해 분위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콘서트 메이킹 영상을 관객들에게 보여주며 흥분을 진정시킨 김준수는 흰색 롱재킷을 입고 다시 무대에 올라 감미로운 목소리로 '유 아 소 뷰티풀(You are so beautiful)', '알면서도', '돌고 돌아도'를 들려주며 팬들을 감동에 젖게 했다.
본업인 가수 영역 외에 뮤지컬계에서도 활약하고 있는 김준수는 '마지막 춤', '나는 나는 음악', '왜 나를 사랑하지 않나요' 등 '엘리자벳', '모차르트' 등의 뮤지컬에서 선보인 바 있는 노래들을 잇따라 선보이며 마치 한 편의 작은 뮤지컬처럼 구성, 관객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안겼다.
자신의 솔로 앨범 타이틀곡 '타란탈레그라'에선 노래를 부르는 목소리나 춤을 출 때의 힘 있는 동작에서 김준수도 혼신의 힘을 쏟는 게 전해졌고, 관객들의 반응도 그만큼 가장 열렬했다. 열기는 '피버(Fever)'로 계속됐으며 관객들은 '심장을 울리는 음악 속에 빠져들어'란 가사처럼 격정적으로 춤을 추고 노래를 따라 불렀다.
불 꺼진 공연장에는 처음과 마찬가지로 "준수! 준수!"를 외치는 소리가 이곳 저곳에서 터져 나왔다. 관객들의 외침이 공연장 밖 독일의 밤까지 울리고 있을 때, 결국 김준수가 다시 무대 위로 나타나 앵콜곡 '낙엽'을 불렀다.
'낙엽'은 김준수가 작사 작곡한 JYJ의 노래로 '다시 시작'이란 의미를 담고 있는 노래였다. 특히 동방신기 시절부터 기억하는 팬들에게 의미가 남다른 곡인데, 앵콜곡이란 사실까지 더해져 공연장 곳곳에선 눈물 흘리는 관객들이 눈에 띄었다. 김준수의 노래가 끝나자 관객들은 "사랑해요!"를 외쳤고, 김준수도 관객들에게 90도로 허리 숙여 인사한 채 오래도록 멈춰있었다.
김준수는 무대를 빠져나가며 아쉬움이 남는지 자꾸 뒤를 돌아 관객들의 얼굴을 눈에 담았다. "씨 유 어게인(See you again)"을 외치고 김준수는 사라졌지만, 관객들은 전원 기립해 텅 빈 무대를 바라보고 긴 박수를 보냈다.
월드투어를 성공리에 마친 김준수는 공연 후 "제 노래를 사랑하고 제 공연을 보러 와주신 전 세계 팬들에게 감사하다"며 "제게 희망을 보게 하고 또 다른 꿈을 꾸게 했고 더 좋은 무대를 보여줄 수 있도록 원동력을 줬다. 이번 12개 도시의 월드투어로 받은 뜨거운 박수, 아쉬운 눈물 모두 담아 깊이 간직하고 더 좋은 음악으로 보답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독일 오버하우젠에서 월드투어 마지막 공연을 가진 가수 김준수. 사진 =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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