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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남안우 기자]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감독 정병길)가 딜레마에 빠졌다. 충격적인 반전 때문이다. 알고 보면 싱겁고 모르고 보면 깜짝 놀랄 클라이맥스가 극 후반 펼쳐진다.
흔히 스릴러 영화들이 안고 있는 숙제지만 ‘내가 살인범이다’는 화려한 리얼 액션과 간혹 섞어 넣은 코믹적인 요소들이 볼거리를 제공한다. 하지만 문제는 마지막 반전이다. 관객들에게 ‘아 이럴 수가!’라며 뒤통수를 만지게 하는 대반전이 이 영화엔 존재한다.
존재감 있는 영화지만 스포일러가 문제다. 영화를 본 관객들이 구전에서 구전으로 반전을 얘기해 버린다면 영화에 대한 기대치는 크게 가라앉는다. 충격적인 반전일 수록 더욱 그렇다. ‘내가 살인범이다’도 바로 이런 딜레마로 인해 흥행에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사실 첫 출발만 해도 좋았다. ‘내가 살인범이다’는 지난달 8일 개봉 후 첫 주말(9~11일) 56만 8586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당시 너무 잘나가던 ‘늑대소년’에 가로 막혔지만 의미 있는 성과였다.
이후 지난달 14일 개봉 1주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고, 25일 200만을 넘어섰다. 이후 4일 현재 이 영화는 249만 4318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평단의 평가와 관객들의 호응 속에서 기분 좋게 시작했지만 뒷심이 떨어지고 있다.
뒷심이 떨어지는 가장 큰 이유와 관련 많은 관객들은 ‘스포일러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스포일러를 꽁꽁 함구해야 하는 특별한 이유다. 하지만 이를 강제적으로 막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여기에 잘 빠진 액션과 잘 짜여진 구성력이 더해진 결과도 한 몫 단단히 했다. 흥행에 만족스럽진 않지만 청소년 관람불가에도 불구하고 더 치고 나갈 수 있었던 ‘내가 살인범이다’의 딜레마가 안타깝게 느껴진다.
‘내가 살인범이다’는 살인참회 자서전으로 스타가 된 연쇄살인범 이두석과 미해결 실종사건을 파헤쳐 그를 어떻게든 잡아넣으려는 형사 최형구의 숙명적인 대결을 그렸다. 아직 못 봤다면 추천한다. 하지만 결말은 쉿!.
[사진 = 액션 스릴러물 '내가 살인범이다' 포스터와 스틸 컷.]
남안우 기자 na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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