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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민기자]또 한 명의 스타 PD가 지상파를 떠나서 케이블로 이적했다. 바로 나영석 KBS 예능국 PD의 이야기다.
나영석 PD는 최근 최대 케이블 MPP인 CJ E&M으로 이적을 확정했다. 아직 KBS에 사표를 제출하지는 않은 상태지만, 이미 공론화 됐으며 CJ 또한 “1월 중 출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 PD의 이적설은 하루 이틀 거론된 일이 아니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이직설이 나왔다. ‘1박2일’ PD로 활동하고 있던 당시로 시청률 20% 중반대를 기록하는 ‘잘나가는’ 그가 왜 이런 설이 고개를 들었을까?
그 이유는 2010년 후반기부터 시작된 종합편성채널의 공격적인 인력 충원 때문이다. 당시 개국을 준비 중이던 종편채널, 그중 JTBC와 TV조선은 여운혁 MBC PD를 비롯해, 임정아(MBC), 김시규(KBS) 등을 영입했다. 이 뿐만 아니라 당시 CJ E&M과 CU미디어 등의 케이블 출신 PD들을 공격적으로 섭외하기 시작했다.
상황이 이렇자 케이블 최대 업체인 CJ E&M 또한 인력 포섭에 나섰다. 이명한, 신원호, 김석현 PD의 영입이 대표적이다. 이들이 누구인가? 당시 KBS 최고 인기 프로그램인 ‘해피선데이’와 ‘개그 콘서트’를 만든 장본인들이다.
당시 일각에서는 “연봉 외에 수억대의 계약금으로 스타 PD를 공격적으로 영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진위 여부는 알 수 없지만 2010년부터 불거진 지상파 PD들의 케이블 이직은 마치 업계 전체의 트랜드 처럼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 눈길을 끄는 것은 이런 지상파 PD들의 케이블 이직이 예능국에 국한돼 있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드라마의 외주제작화와 지상파 방송사들의 경직된 예능 제작에 대한 경직된 태도와 제작 PD들에 대한 대우가 낮은게 이유로 알려졌다.
한 지상파 예능국 출신 케이블 PD는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실질적인 시청률을 끌어올리는 것은예능국의 공헌도 또한 큰데, 고위직으로 올라갈수록 기회자체를 박탈 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실상을 전했다.
실제로 지상파 방송사들의 고위직 현황을 보면 보도국 출신이 압도적으로 많다. 십여년 전과 비교해 괄목상대한 시청률 상승을 보이면서 지상파 수입원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예능국이지만 드라마국과 비교해서도 그 처우는 낮은게 사실이다.
지상파의 그것과 비교해 자유로운 케이블사의 제작 방식 또한 예능 PD들의 이직을 가능케 했다. 공영방송인 KBS와 MBC의 경우 수 단계의 감사를 거치고 나서야 제작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다. 상시 시청자 위원의 감사가 이뤄지기에 예능 PD들은 언제나 그들의 눈치를 봐야 한다.
뿐만 아니다. 과거 지상파 방송사의 경우 한 프로그램을 기획, 론칭하면 최소 3개월은 방송이 보장됐다. 하지만 요즘은 시청률이 낮을 경우 한 달도 버티지 못하고 퇴출 당한다. 해당 PD는 불명예스러운 경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반면 케이블 예능의 경우 시즌제를 도입하면서 최고 3개월은 방송이 보장된다. tvN ‘코미디 빅리그’ 처럼 시청률이 좋은 프로그램의 경우 정규 편성도 가능하다.
케이블 프로그램의 제작비 관련 인식도 지상파 PD의 케이블행을 가능케 했다. 부분적인 PPL이 가능해 지면서 케이블 방송사의 제작비는 크게 상승했다. 특히 CJ의 경우 이런 지원이 더 활발하다.
이명한 PD는 이적 후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CJ E&M의 경우 방송 사업뿐만 아니라 영화, 음반, 게임 산업 등 전 콘텐츠에 걸쳐 투자를 하고 있다. PD의 입장에서는 가장 자유로울 수 있는 공간이다”고 말했다. 방송사업뿐만이 아닌 콘텐츠 전반에 걸친 성장가능성을 높게 봤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지상파 방송사 관계자들은 “그래봤자 케이블”이라며 케이블을 경시해 왔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역전됐다. 스타 PD들의 케이블 이직이 이제는 흔한 일이 된 것이다. 예능 프로그램의 경우 PD의 역량이 가장 크게 작용하는 분야다. 지상파 관계자의 예능국에 대한 인식을 개선해야 할 시점이다.
[최근 CJ E&M으로 이직을 결정한 나영석 KBS PD(위), 이명한-신원호 PD(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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