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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제가 선수들보다 더 떨렸어요.”
상무가 프로-아마 최강전 초대 우승자로 기록됐다. 상무는 6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전자랜드와의 결승전서 승리하고 KBL 공식 경기 83승이자 국내대회 100연승 금자탑을 세웠다. 이훈재 감독은 MVP에 등극한 윤호영, 강병현, 기승호, 박성진, 안재욱, 허일영, 박찬희 등 프로에서도 날고 기는 선수들을 한 데 모아 팀으로 녹여내는 지도력을 발휘했다.
이 감독은 2004년 9월부터 상무를 이끌고 있다. 내년이면 상무에서만 10년차 장수 감독이 된다. 2009년 연세대와의 전국체전 결승전 패배 이후 이날 우승으로 KBL 공식대회 83연승, KBL-대한농구협회 공식대회 100연승을 이끌었다. 그 사이 농구대잔치 4연패, 전국체전 2010년, 2012년 우승, 윈터리그 3연패 등 숱한 우승컵을 들었다.
상대가 프로 2군, 대학 팀등 한 수 아래 팀이 많았으나 매년 팀이 바뀌는 상황에서 적절한 역할분담 및 지도력을 발휘하는 건 쉽지 않았다. 이 감독은 연승 얘기가 나올 때마다 “쑥스럽다”라고 하지만, 사실 이 감독은 충분히 우승의 기쁨을 누려도 되고,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 그럼에도 이 감독은 “프로 감독님들이 대단하다. 난 매 게임 긴장이 굉장히 많이 됐다. 프로팀 감독 54경기 매일 준비한다는 게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프로팀 감독들을 치켜세웠다.
또 이 감독은 “이렇게 큰 대회는 처음이다. 부담이 됐다. LG와의 첫 경기서 부진해 걱정이 많았지만, 우승해서 기쁘다. 내가 선수들보다 더 떨렸는데 프로 챔프전 경험이 있는 윤호영, 강병현, 박찬희가 내 부족한 점을 메워줬다. 선수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라고 했다.
이어 “내가 부족해서 주전 선수들의 러닝타임에 매 경기 30분이 넘어갔다. 승호는 첫 경기서 발목을 다쳤고, 병현이도 허리가 좋지 않다. 호영이는 발목에 코뼈 부상이 있었다. 그런데도 다들 내색을 안 했다”라고 했다.
연승에 대해서도 “정말 좋은 선수와 함께 한 결과다. 2군에서 거둔 우승이었다. 그래도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서 상대 분석을 했다. 연승 생각도 안 한다. 그저 선수들이 상무에서의 활약으로 소속팀 가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라고 시종일관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이 감독은 고심 끝에 상무가 강한 비결을 들었다. “상무 특유의 단체 생활을 들 수 있다. 프로 선수들이 상무에서 농구가 느는 건 아니다. 농구 외에 군인으로서 하는 일이 많다. 풀도 뽑는다. 또래 선후배들과 같이 먹고 자고 지내면서 희생정신과 배려심을 배운다. 그게 팀워크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상무에서 자신감을 얻고 가는 선수들이 많았다”라고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 감독은 시종일관 겸손했고, 선수들을 치켜세웠다. 하지만, 사람들은 안다. 그럴수록 이 감독의 지도력이 더욱 빛이 나는 법이라고. 상무에서 최고의 선수가 최고의 모습을 보이면서 소속팀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한 사람이 바로 이 감독이다. 준 국가대표선수들을 9년째 이끌며 상무를 아마, 아니 국내 최고 농구팀으로 이끌었으니 말이다.
[이훈재 감독. 사진 = 고양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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