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오리온스가 2연패 악몽을 털어냈다.
새해 첫날. 오리온스엔 중요한 삼성과의 홈 경기였다. 더 이상 뒤처질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달 29일 선두 SK에 11점을 앞서고도 경기 종료 2분 여전 거짓말같이 동점을 허용했고, 연장전서 무너졌다. 그 여파는 30일 최하위 KCC전으로 이어졌었다. 뼈 아팠던 2연패. 그나마 이날 삼성을 잡고 삼성과 함께 공동 6위에 턱걸이 했다. 12승 15패로 시즌의 절반을 돌아섰다.
오리온스는 이날 스캇 메리트가 11분 45초간 8점을 하며 나름대로 제 몫을 했다. 리온 윌리엄스의 체력을 확실하게 아껴줬다. 최진수, 전태풍의 활약도 여전했고 외곽에서 한방도 있었다. 전반적으로 팀 흐름은 괜찮다. 문제는 수비다. SK전 악몽도 결국 수비에서 무너졌기 때문이다. 추일승 감독은 “당시 수비가 전혀 되지 않았다. 집중력이 떨어졌다”라고 했고, 전태풍도 “박상오에게 동점 3점슛을 얻어맞을 때 내가 수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라고 자책했다.
그래서인지 이날 오리온스의 집중력이 매우 좋았다. 삼성을 65점으로 막은 것도 고무적이었고, 리바운드에서 38-33으로 앞섰는데, 결정적인 상황에서 연이어 공격리바운드를 사수한 게 눈에 띄었다. 볼에 대한 집착이 살아있었다. 윌리엄스는 무려 17개의 리바운드를 걷어내며 리바운드 1위다운 실력을 과시했다. 추 감독도 “공격리바운드를 많이 잡아낸 게 승인이었다”라고 했다. 이어 “메리트도 리온의 휴식 타임을 줄 수 있는 활약을 했다.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게 했다. 앞으로 좀 더 출장 시간을 늘리겠다”라고 했다.
여전히 문제점도 남아있다. 추 감독은 “수비 집중력이 흐트러질 때가 있다. 그게 아쉽다. 또 전태풍에게 의존하다 보니까 다른 선수들의 플레이가 경직된다. 국내 선수들이 마무리를 할 수 있는 기술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했다.
주전들의 체력 안배 문제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추 감독은 요즘 국내 선수들이 벤치에 교체 사인을 내면 어쩔 수 없이 휴식을 위해 타임아웃을 요청한다고 했다. 주전을 빼고 백업을 내보내면 경기력이 떨어지면서 주도권을 내줄지도 모른다는 우려에서다. 추 감독은 “내가 좀 더 잘해야 한다”라면서도 “작전 시간을 부르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감독 입장에선 벤치 멤버의 경기력이 올라왔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라고 했다.
전태풍도 “KCC전서 져서 아쉬웠다. 상현이 형이 오늘 경기 앞두고 지면 10연패도 할 수 있다고 했다. 이날 경기만 집중했다. 앞으로 남은 동부와 모비스전도 중요하다”라고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이어 “오늘도 완벽한 경기 아니었다. 잘못한 게 많았다. 우리는 계속 공격적으로 해야 한다. 패스 미스도 줄여야 한다. 상대방 프레스할 때 쉽게 턴오버 나오는 것도 고쳐야 한다”라면서 “동부만 이기면 괜찮을 것 같다”라고 웃었다.
오리온스가 일단 한 숨을 돌리며 시즌 일정의 절반을 마쳤다. 하지만, 아직 경계를 늦출 수 없다. 이제 삼성과 공동 6위에 턱걸이를 했을뿐이다. 동부와 KT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오리온스는 아직 좀 더 정비가 필요하다.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
[오리온스 선수들.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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