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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삼성화재 사령탑을 맡고 있는 신치용 감독이 선수의 삭발에 대해 독특하지만 일리 있는 생각을 드러냈다.
지난 1일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경기를 앞두고 삼성화재의 노장이자 정신적 지주인 고희진과 여오현은 삭발을 했다. 팀의 외국인 선수 레오가 지난달 30일 고희진의 머리를 깎아 주었고, 그 다음 날에는 여오현의 머리도 잘라 주었다.
LIG손해보험과의 구미 원정경기에서 0-3으로 패하는 등 3라운드에서만 두 번의 0-3 패배를 당한 팀의 분위기를 쇄신하려는 고참급 선수들의 노력이었다. 해가 바뀌었고, 새해 첫날부터 숙명의 라이벌인 현대캐피탈을 만난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종목을 불문하고 일반적으로 감독들은 선수들의 자발적인 삭발을 환영한다. 선수들에게 직접적으로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하고, 언론을 통해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경우도 있다. 하고자 하는 의지가 포함된 행동이기 때문에 감독으로서는 싫어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신치용 감독은 현대캐피탈과의 경기를 앞두고 "나는 선수들이 삭발 하는 것을 싫어한다"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했다. 이유를 물으니 "머리 안 깎았다고 열심히 안 하면 프로가 아니다. 예전에도 그런 적이 있어서 그럴거면 스님들 데려다 배구하라고 혼낸 적도 있다"고 진지한 답이 돌아왔다.
그렇지만 신 감독도 생각과 표현이 약간 달랐을 뿐, 자발적인 삭발을 진심으로 싫어할 리는 만무했다. 신 감독은 "나쁘게 생각은 안 한다"고 말하며 자신의 생각을 정리했다. 다시 말해 신 감독 특유의 프로 정신을 강조한 것이다.
물론 신 감독의 농담대로 고희진이나 여오현 같은 삼성화재의 고참 선수들이 삭발 이전에 열심히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신 감독의 말 속에는 혹시나 있었을지 모를 작은 방심조차 허용하지 않으려는 철저한 계산이 숨어있다.
[신치용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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