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타선 중심축이 든든한가.
2013시즌이 사실상 시작됐다. 부지런한 선수들은 개인 훈련 명목으로 따뜻한 해외로 떠나는 분위기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선 중심타자들의 책임감이 적지 않다. 9개 구단 체제 속 극심한 투고타저 우려. 타선의 중심을 잡아야 할 4번타자들의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일찌감치 4번타자를 못 박아놓고 훈련에 돌입하는 팀도 있고, 내부 경쟁 및 훈련 경과에 따라 새롭게 4번타자를 정해야 하는 팀도 있다. 올 시즌 9개 구단 4번타자 기상도는 어떻게 될까.
▲ 우린 터줏대감, 올해도 나만 믿어
넥센 박병호. 2012년 행복했다. 타율 0.290 31홈런 105타점, 장타율 0.561까지 3관왕에 올라 정규시즌 MVP와 1루수 골든글러브, 각종 연말 시상식에서 상을 휩쓸었다. 연봉도 6200만원에서 2억 2000만원으로 치솟았다. 만년 유망주에만 머물렀던 LG 시절의 설움을 깨끗하게 씻어냈다. 김시진 전 감독의 전폭적인 믿음 속 전 경기 4번타자로 위세를 떨치며 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로 거듭났다. 그는 올 시즌에도 넥센의 중심축을 든든히 지킬 것으로 기대된다. 소포모어 징크스, 각종 견제 등의 극복이 관건이다.
한화 김태균도 의심할 여지 없는 한화 4번타자다. 박찬호의 은퇴와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입성으로 마운드가 약해진 상황. 한화의 믿을 구석은 중심타선의 화력이다. 김태균이 4번타순에서 김태완과 최진행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그는 지난해 4번타순에서 타율 0.379 15홈런 79타점으로 시즌 타율 0.363보다 더 좋았다. 김응용 감독도 김태균만큼은 확고한 중심축이 될 것으로 믿는다.
LG 정성훈도 이변이 없는 한 올 시즌에도 4번타순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좌타자 일색인 LG 타순에서 성공적인 2012년을 보냈다. 작년 극심한 슬럼프 때 4번에서 이탈을 했지만, 김기태 감독의 선택은 끝내 정성훈이었다. 지난해 타율 0.310 12홈런 53타점을 기록했고, 4번타순에서 0.313 11홈런 46타점을 올려 성공적으로 적응했다. 올 시즌에도 LG는 4번 정성훈을 믿는다.
NC 4번타자도 이호준으로 굳어진 모양새다. NC는 모든 파트 전력이 기존 8개구단보다 허약하다. FA 시장에서 중심을 잡아줄 베테랑 타자를 구했고, 적임자는 이호준이었다. 김경문 감독도 이호준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주장을 맡길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4번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 외에도 덕아웃 리더가 돼주길 바란다. 이호준 특유의 파이팅이 젊은 선수들에게 전파되길 바란다. NC 입장에선 가뜩이나 전력에서 밀리는 상황에서 분위기마저 내주면 곤란하다.
▲ 치열한 전쟁터, 스프링캠프는 검증의 시간
아직 4번타자를 가늠하기 어려운 팀들도 있다. 김동주는 지난해 초반 변함없이 4번타자로 출전했으나 7월 이후 부상으로 윤석민에게 자리를 내줬다.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서도 빠졌다. 김진욱 감독은 시즌 후 FA 홍성흔의 보상선수를 내주는 과정에서 김동주가 여전히 4번타자라고 했지만, 실제 상황은 어찌될지 알 수 없다. 김동주가 분명 유리한 고지에 있는 건 맞다. 그래도 후배 윤석민, 홍성흔의 거센 도전을 받아야 한다.
KIA도 4번타자가 오리무중이다. 지난해 KIA는 부상병동이었다. 최희섭이 80경기, 이범호가 42경기, 김상현이 32경기 출전에 그치며 사실상 붙박이 4번타자가 없었다. 이름값이 아닌 컨디션과 팀내 실익 관계에 따라 자리를 결정하는 선동열 감독의 스타일상 올 시즌 KIA 4번은 누가될지 알 수 없다. 스프링캠프에서 김상현, 최희섭, 이범호가 화려한 부활을 할지, 김주형 등 전혀 다른 선수에게 돌아갈 것인지 가늠해볼 수 있을 전망이다.
SK 4번타자도 누가될지 궁금하다. 지난해 박정권이 타율 0.255 12홈런 59타점으로 부진했다. 올 시즌엔 박정권과 함께 이재원도 강력한 4번타자 후보로 각광받는다. 지난해 타율 0.300 18홈런 78타점으로 맹활약한 이호준이 NC로 이적한 상황. 포화된 포수 포지션을 1루 및 지명타자와 4번타자로 분산시킬 수 있다. 스프링캠프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롯데 4번타자는 일단 전준우가 유력하다는 평가다. 홍성흔과 김주찬이 빠져나간 상황에서 펀치력과 정확성이 돋보이는 전준우의 4번 안착은 무난해 보인다. 다만 전준우가 아직 풀타임 4번타자 경험이 없어 집중견제에 시달릴 가능성도 있다. 이적생 장성호나 강민호가 상황에 따라서 4번에 들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올해는 명예회복이다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3연패를 노리는 삼성 4번타자는 최형우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최형우는 지난해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에 빠졌으나 타율 0.271 14홈런 77타점으로 성적은 괜찮았다. 류중일 감독은 시즌 중반 이후 박석민을 4번에 기용하며 재미를 봤지만, 근본적으로 최형우가 4번을 치며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작년 시즌 말미에도 장기적으로 그렇게 돼야 한다는 뉘앙스의 말을 풍기기도 했다. 박석민, 이승엽도 4번타자로 손색 없지만, 일단 올 시즌 초반에도 삼성은 최형우를 4번으로 밀고 갈 가능성이 크다. 최형우로선 스프링캠프에서부터 명예회복을 해야 한다.
올 시즌만큼 4번타자의 중요성이 큰 적이 있었을까. 4번타자가 상대 에이스, 셋업맨, 마무리에게 일타를 날리며 팀 분위기를 이끌어줘야 타선 운용이 한결 쉬워진다. 붙박이 4번타자가 있는 팀이 한 시즌을 편안하게 보낼 것이다.
[박병호(위), 김동주(중간), 최형우(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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