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9구단 체제, 20승과 200이닝 꿈이 이뤄질까.
1990년 이후 23년만에 돌아온 홀수구단 체제. 투고타저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1~3선발에 대한 비중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불규칙적으로 3연전 시리즈를 쉬는 상황. 휴식을 취한 팀은 후속 3연전서 4~5선발 순번을 건너뛰고 1~3선발을 다시 기용할 수 있고, 3연전 시리즈를 쉬는 타이밍에 1~3선발이 들어갈 경우 직전 3연전서 구원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잘 던지는 투수, 즉 에이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 풀타임 에이스, 최대 30경기 이상 등판 가능하다
지난해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섰던 선발투수는 KIA 엔서니 르루, LG 레다메스 리즈, 한화 김혁민의 32경기였다. 이 보다 많은 경기에 투수는 모두 전문 구원투수였다. 실제로 앤서니는 27경기, 리즈는 25경기, 김혁민은 21경기서 선발로 나섰다. 풀타임 선발투수 중에선 넥센 브랜든 나이트가 30경기로 가장 많이 선발로 나섰다. 133경기 체제 속에서 단순 계산을 해보면 4.4경기에 1번꼴로 선발 등판했다.
이젠 상황이 다르다. 팀당 경기수가 133경기서 128경기로 줄어들지만, 불규칙적인 휴식 속에 전체 리그 일정은 길어진다. 3연전 휴식, 9월 이후 취소된 경기 재편성 때 불규칙한 일정을 감안하면 각 팀 에이스가 지난해보다 최소 5경기 정도 더 등판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어쨌든 나이트의 30경기보다 더 많은 경기에 등판할 에이스가 출현할 가능성이 크다.
▲ 20승·200이닝 동시달성의 꿈은
역대 프로야구 단일 시즌 20승 투수는 총 15명이었다. 최근 가장 마지막에 나온 20승 투수는 2007년 다니엘 리오스의 22승이었다. 국내 투수로 한정하면 1999년 정민태의 20승이 마지막이었다. 21세기 들어 한 시즌 20승을 기록한 국내 투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투수 보직의 분업화와 2000년대 초반과 후반 타고투저 현상이 원인이었다.
이닝이터의 상징인 200이닝 투구도 2000년대 들어 총 16명이 나왔다. 최근엔 불펜 중시 풍토가 더욱 심해지면서 200이닝 투구기록 자체가 희귀해졌다. 2002년엔 4명이나 200이닝을 달성했고, 2007년엔 리오스가 234⅔이닝, 류현진이 211이닝을 기록했다. 이후 2011년까지 4년간 중단됐다가 지난해 나이트가 208⅔이닝을 소화면서 5년만의 200이닝 시대를 힘겹게 열어 제쳤다.
이런 상황에서 20승과 200이닝 대기록을 동시에 달성한 투수가 좀처럼 쉽게 나오지 않고 있다. 1999년 정민태가 20승을 올리면서 230⅔이닝을 소화한 뒤 21세기 들어 국내 투수의 20승-200이닝 동시 달성 사례는 없었다. 2007년 리오스가 22승을 하면서도 234⅔이닝을 던지며 능력을 인정받았으나 이후 일본에서 약물 파동에 시달리며 한국에서의 기록마저 평가절하된 실정이다.
▲ 용병 에이스들 실력 발휘할까
올 시즌 9개 구단이 앞다퉈 외국인 에이스 영입에 열을 올렸다. 일부 구단은 몸값 규정을 어겼다는 지적을 받았음에도 성적을 위해 과도한 투자를 했다. 선발 에이스의 중요성이 높아진 상황. NC는 외국인 3명을 모두 선발로 채울 예정이고, 기존 8개 구단도 대부분 외국인 원투펀치+토종 에이스로 3선발을 꾸릴 것으로 보인다.
결국 20승과 200이닝을 동시에 달성하려면 외국인 투수들이 꾸준하게 선발로 등판해줘야 한다는 의미다. 그들이 이름값을 해줄 경우 리오스 이후 6년만에 영광의 주인공도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류현진이 떠난 가운데 토종 에이스 지위를 이어받으려는 각 팀 토종 선발들이 분전할 경우 14년만의 국내투수의 20승, 200이닝 동시 달성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평가다.
20승, 200이닝 달성의 외부적인 조건은 갖춰졌다. 2013시즌은 선발투수들이 먹고 살기가 편한 시즌이 될 전망이다. 야구는 기록으로 먹고 산다. 투고타저 예상 속에 기왕이면 투수들이 좀더 의미있는 기록을 남긴다면 팬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
[목동구장 경기모습.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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