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예전부터 변화를 생각하고 있었다.”
여자농구를 강타한 안산 신한은행과 구리 KDB생명의 3대3 트레이드. 강영숙, 이연화, 캐서린 크라예펠트가 KDB생명으로 이적했고, 조은주, 곽주영, 애슐리 로빈슨이 신한은행으로 옮겼다. 이 트레이드는 WKBL 15년 역사를 강타한 블록버스터급 트레이드로 기록될 전망이다. 선수층이 얇아 트레이드 자체가 뜸한 여자농구에서 주전급 3명을 맞교환 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신한은행 임달식 감독의 승부수가 돋보이는 거래다. 우승 후보라는 평가 속에 최하위로 추락한 KDB생명은 돌파구를 찾아야 할 입장이었지만, 객관적인 전력 자체가 여전히 리그 최강인 신한은행에겐 모험이라 볼 수도 있다. 정규시즌 MVP와 국가대표를 역임한 강영숙과 이연화가 조은주와 곽주영보단 무게감이 실리는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 우승 밥 먹듯한 지난 날들, 변화가 필요했다
신한은행은 올 시즌 통합 7연패에 도전한다. 올 시즌 주전이었던 최윤아, 김단비, 강영숙, 이연화에 하은주, 김연주 조합은 황금 조합이었다. 2010-2011시즌 통합 5연패 이후 베테랑 전주원, 정선민, 진미정이 은퇴 혹은 트레이드 된 뒤 지난 시즌 통합 우승까지 일궈낸 검증된 멤버들이었다.
임달식 감독이 보기엔 변화가 필요했다. 고인 물은 썩고, 동기부여를 해야 하는 게 프로다. 임 감독은 냉정했다. 마이데일리와의 9일 통화서 “이전부터 변화가 필요했다. 즉흥적으로 이뤄진 트레이드가 아니다”고 했다. 임 감독은 “매너리즘에 빠졌다”고 독한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올 시즌을 운영하면서 전체적인 팀 분위기와 흐름이 그렇게 되고 있다는 걸 느꼈다. 더구나 우리은행에 번번이 패배하면서 3경기 차로 벌어지며 어떻게든 분위기 전환이 필요했다.
처음엔 캐서린이 기복이 있고 티나 톰슨을 잡아내지 못하면서 논의가 시작된 트레이드였다. 논의를 하다 보니 팀 사정과 흐름에 맞춰 규모가 확대된 것이었다. 임 감독이 로빈슨을 원했다. 사실 신한은행은 타메라 영을 드래프트에서 뽑았다. 캐서린은 임 감독이 원하는 완벽한 스타일은 아니었다. 원래 임 감독은 타메라 대신 로빈슨을 대체 선수로 데려오려고 했으나 KDB생명 비키 바흐가 갑작스럽게 부상을 당하면서 로빈슨이 KDB생명 유니폼을 입었었다.
임 감독은 “로빈슨을 눈 여겨보고 있었다. 수비와 리바운드가 좋다”고 했다. 이어 “조은주는 원래 내, 외곽 공격이 두루 가능한 좋은 선수다. 장점을 어떻게 뽑아내느냐가 관건이다. 곽주영도 성실한 선수다”고 했다. 임 감독은 일각에서 KDB생명에 기우는 트레이드가 아니냐는 말에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달렸다”면서도 “영숙이와 연화가 KDB생명에서 잘 했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건넸다.
▲ 챔프전 우승에 초점 맞춘 거래
임 감독은 이번 트레이드 성사로 챔프전 우승이라는 꿈을 만천하에 알렸다. 6~7라운드를 단 10경기를 남기고 있다. 2위 신한은행은 선두 우리은행에 3경기 뒤지고 있다. 뒤집기가 쉽지 않다. 임 감독은 최악의 경우 정규시즌 우승을 놓치더라도 챔피언결정전을 위해서 승부수를 던졌다.
로빈슨은 수비와 리바운드가 좋으면서도 공격은 외곽에서도 즐기는 경향이 있다. 하은주와 동시에 투입돼 하이-로 게임을 할 수 있다. 임 감독은 “두 사람을 같이 기용할 생각이다. 곽주영도 상황에 따라 투입할 것이다”고 했다. 물론 핵심은 로빈슨이 우리은행 티나를 잡아줄 것이란 기대치다. 신한은행은 챔피언결정전 대항마로 결국 우리은행을 생각하고 있다.
여자프로농구 6개 구단은 현재 챌린지컵 휴식기에 돌입한 상황. 트레이드가 된 6명의 선수들은 9일 오후 새로운 소속팀에 합류한다. 임 감독은 “휴식기에 기존 선수들과 바뀐 선수들간의 호흡을 잘 맞춰보겠다”고 했다. 그는 할 말이 많은 듯한 눈치였으나 말을 아꼈다. 오직 챔피언결정전 7연패를 위해 앞만 보고 전진하기로 했다. 임 감독의 승부수는 어떤 식으로든 시즌 막판 순위판도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임달식 감독(위), 애슐리 로빈슨과 이연화(아래).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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