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경산 김진성 기자] 목이 다 쉬었다. 그래도 밝은 표정이었다.
삼성생명 이호근 감독. 초대 챌린지컵 우승을 이끈 감독으로 기록됐다. 이 감독의 삼성생명은 19일 경산에서 열린 여자농구 챌린지컵 결승전서 KB를 꺾었다. 삼성생명은 우승 상금 3000만원을 거머쥐었다. 경기 후 만난 이 감독은 목소리가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선수들에게 열정적으로 지시를 하느라 목이 다 쉬었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의 우승. 의미가 남다르다. 유독 세대교체가 더딘 삼성생명이다. 박정은, 이미선, 김계령이 워낙 뛰어난 선수들이기도 했지만, 젊은 선수들의 성장도 더뎠던 게 사실. 그러나 최근 1~2년 사이 이선화, 이유진, 박태은 등이 많이 성장했다는 평가다. 여자농구는 매년 비 시즌에 개최했던 퓨처스리그가 없어지면서 내심 삼성생명엔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도모할 기회가 부족했는데, 주전 1명만 와일드카드로 나갈 수 있는 챌린지컵이 기회였다. 결국 삼성생명은 우승을 차지했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이끌어내는 대회 취지를 제대로 살렸다. MVP에 선정된 이선화를 비롯해 박태은과 완전히 신인급인 박다정, 양지영 등이 오랜만에 긴 출장 시간 속에 프로의 맛을 알았다는 평가다. 이 감독은 “마지막 장식을 잘했다. 그래도 게임을 못 뛴 선수가 있었는데 결과가 좋았다.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았다. 이런 대회는 젊은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릴 수 있고 새로운 선수들을 발굴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라고 했다.
이선화와 박태은에 대한 평가를 했다. 이선화를 두고서는 “수비가 약점인데 많이 좋아졌다”라고 했고, 박태은을 두고서는 “포인트가드로서 경기 조율을 잘해야 하는데 상대 포스트가 적으니까 활용하라고 했다”라고 했다. 이어 “대학-실업-프로의 기량 차이가 나니까 대회 방법에 대해서 WKBL이 고민을 해봤으면 좋겠다. 시즌 전 8~9월에 연습게임을 많이 하니까 그때 스케줄이 맞으면 이 대회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어쨌든 이 감독으로선 목이 다 쉬었지만,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이 감독은 “세대교체는 어느 한 순간에 급격하게 이뤄지기보다 물 흐르듯 가야 한다. 자연스럽게 가야 한다”라며 팀에 처한 상황에 대해서 밝히기도 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서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이끌어낸 이호근 감독은 목은 쉬었지만, 표정은 밝았다. 우승으로 보상을 받은 이 감독이다.
[이호근 감독.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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